[정미화의 패션 스토리] 보이스카우트 감성을 입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3-17   |  발행일 2017-03-17 제36면   |  수정 2017-03-17
윈드브레이커 비롯한 아웃도어 룩
채도 낮은 핑크 컬러 ‘시즌 아이템’
2017 S/S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한 트렌드
[정미화의 패션 스토리]  보이스카우트 감성을 입다
몽클레어의 보이스카우트 룩.
[정미화의 패션 스토리]  보이스카우트 감성을 입다
사카이의 아웃도어.
[정미화의 패션 스토리]  보이스카우트 감성을 입다
페라가모의 스트라이프패션.

커다란 아웃포켓과 견장, 골드버튼
올리브그린 계열 카고 스타일 대세

군복 무늬 카무플라주 패턴도 인기
색·선 조합 다양한 스트라이프 패턴

올봄 남성복 트렌드는 어떨까. 2017 S/S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한 트렌드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주렁주렁= 남자의 주머니는 자고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이 보기 좋다. 하지만 휴대전화부터 카드지갑, 자동차 열쇠에 이르기까지 남자의 일상에 필요한 물건은 적지 않다. 이러한 고민을 헤아린 듯 이번 시즌에는 경직된 느낌의 클래식 슈트 또는 활동적인 느낌의 캐주얼한 의상을 가리지 않고 백과 스트랩 등을 몸에 늘어뜨린 스타일이 눈에 띈다. 벨트 고리에 매단 지갑, 허리에 둘러 늘어뜨린 히프 색, 작은 사이즈의 카메라 백 등 그간 주머니나 가방 속 어딘가에 꼭꼭 숨겨둔 소지품을 몸 위로 드러내 보자.

◆소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 유년 시절 보이스카우트 유니폼을 입었던 남자라면, 올리브 그린과 진한 샌드 베이지 컬러의 카고 스타일 의상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번 2017 S/S 루이비통과 몽클레어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셔츠와 재킷, 그리고 팬츠 곳곳에 달린 큼지막한 아웃 포켓, 단단한 견장, 그리고 굵직한 지퍼와 반짝이는 골드 버튼까지 소년 시절 보이스카우트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디테일로 가득한 아이템들이 늘 모험과 탐험을 꿈꾸는 남자의 마음 한편을 자극하는 듯했다.

◆군복 사랑=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절대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군복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카무플라주.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는 누가 이 패턴을 새롭고 근사하게 재탄생시키는지 경쟁이라도 벌이듯 다양한 느낌의 카무플라주 패턴이 등장했다. 시퀸을 촘촘하게 장식한 디스퀘어드, 플라워 패턴과 카무플라주 패턴을 패치워크한 드리스 반 노튼, 지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지방시, 포효하는 맹수의 모습을 담은 발렌티노까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무장한 카무플라주 패턴의 아이템들이 밀리터리 룩과 관계없이도 포괄적인 형태로 다가가면서 남성들의 쇼핑리스트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모= 앞서 언급한 카무플라주 패턴과 함께 모눈종이처럼 반듯한 윈도페인, 깅엄 체크 패턴이 이번 시즌을 대표하는 프린트로 손꼽히고 있다. 네모반듯하게 딱 떨어지는 패턴 특유의 깔끔함과 모던한 분위기는 블랙과 화이트의 만남으로 효과가 배가되었다.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대표적인 프린트인 만큼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패턴의 특징을 강조했다. 하나의 아이템에 크고 작은 패턴을 함께 배치하거나 각각 다른 크기와 굵기로 이루어진 패턴을 함께 스타일링하는 등 치밀하게 계산된 시각적 유희를 만나볼 수 있다.

◆스트라이프= 이번 2017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컬러의 조합과 선의 굵기, 간격 등 하나의 유형을 짚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스트라이프 패턴을 선보였다. 이러한 다채로움은 드넓은 해변에 펼쳐진 파라솔과 비치의자를 연상시킬 정도다. 그래서 어떤 아이템을 고르느냐 역시 흥미로운 선택이 될 전망이다. 펜디와 사카이 컬렉션에 등장한 수직의 줄무늬 팬츠는 활동적이면서도 늘씬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폴 스미스와 MSGM 컬렉션에 등장한 멀티컬러 가로 스트라이프 상의는 어두운 계열의 단색 팬츠와 매치해 포인트 역할을 함으로써 경쾌한 무드를 선사한다.

◆아웃도어 룩= 1990년대부터 기능성의 나일론 소재 가방 아이템으로 돌풍을 일으킨 프라다는 이번 2017 S/S 테크니컬 소재를 다양하게 접목시킨 아웃도어 룩으로 컬렉션을 채웠다. 특히나 무게감이 가볍고 파삭파삭한 질감의 윈드브레이커는 그레이 슈트부터 레깅스, 쇼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룩과 매치할 수 있다. 프라다뿐만 아니라 작게 접어 가방에 넣어 언제든 꺼내 입을 수 있도록 만든 얇고 가벼운 윈드브레이커는 수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이며 이번 시즌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암벽 등반 장비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굵직한 로프와 금속 소재의 하드 기어 장식, 큼직한 백팩 등 아웃도어 룩은 산에서만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입고 다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핑크= 이제껏 여자들의 색깔이라고 여겨졌던 핑크가 변신을 시작한 듯하다. 솜사탕처럼 맑고 투명한 핑크 혹은 말린 장미 꽃잎의 빛바랜 핑크 컬러처럼 채도가 낮다면 과하지 않고 세련돼 보이며 남자에게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다. 핑크 컬러 슈트 한 벌은 봄날의 산뜻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원 버튼의 깔끔한 핑크 컬러 슈트와 함께 블루 또는 그레이 컬러의 셔츠를 매치하면 낮 시간의 비즈니스 웨어로 손색이 없다. 라운드 티셔츠와 함께 매치하면 좀 더 경쾌하고 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