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현장토크'] 김광석길 찾는 외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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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운기자 황인무기자
  • 2017-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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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김광석 만나는 것처럼 설레요”

영남일보는 오늘부터 사회면 고정코너 ‘현장 토크’를 신설, 매주 토요일 한 차례 지면에 싣습니다. 현장 토크는 우리 지역 곳곳에 있는 다양한 현장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코너입니다. 유명인보다는 주변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를 담을 예정입니다.

김광석 길에는 평일에도 서울·대전·인천·제주 등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그들이 먼 걸음을 마다하고 이곳을 찾는 이유는 김광석과 그의 노래를 추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황인무기자him7942@yeongnam.com
걸음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한다.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길, 그곳에 그리운 이가 있다. 가수 김광석. 옅은 미소를 띠며 그가 여전히, 아직도, 노래하며 조용히 말을 건다.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며…, 언제나 함께 있겠다며…. 그가 늘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곳, 대구 중구의 ‘김광석 길’이다.

길은 가장 한창 때의 김광석을 불러낸다. 현재로 소환된 그는 옛 신화처럼 낯설거나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쇠잔한 마음을 전율케 하는 살아있는 ‘실제’다. 때문에 부재하는 것의 아쉬움은 없다.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아주 천천히 걷고 서성이다 다시 오기를 반복한다. 멀리 서울에서도, 바다 건너 제주에서도…. 그들은 왜 먼 길을 마다하고 이 길에 들어서는 것일까.


서울·제주 등 전국서 관광 발길 ·공무원 견학도 줄이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매력적인 길”(서울, 대학원생)
“김광석이 조용히 말 거는 것 같아”(광주, 50대 회사원)
“흔한 길 관광지로 바꾼 것…부럽네요”(영덕, 공무원)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김광석의 노래를 듣자마자 팬이 됐어요. 그래서 예전부터 꼭 한 번 오고 싶었죠. 기차를 타고 대구로 오는데 살아있는 김광석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렸어요.”(대전에서 온 20대)

“음악적 깊이와 울림이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특히 가사가 와 닿아요. 요즘 노래와는 다른 묘한 매력. 뭐랄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코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옛날 가수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그런 그의 모습과 노래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김광석 길의 매력인 것 같아요.”(서울에서 온 대학원생)

김광석 길을 찾는 외지인 중에는 젊은층이 유난히 많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세대의 경계’는 없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20세기에 떠난 김광석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추억했다. ‘시차’는 물리적인 셈법에 불과했다.

“전국의 어떤 여행지보다 좋은 것 같아요. 벽화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길을 따라 걸으며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전국 여행 중이라고 밝힌 20대 여성)

김광석과 동시대를 산 중년들에게 길은 위로의 대상처럼 보였다.

“가만히 서서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어요. 마치 김광석이 조용히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사는 게 힘들고 슬프니? 나도 그 슬픔 알아!’ 그가 어깨를 토닥이며 다독여 주는 느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대구 출장 길에 들른 광주의 50대 회사원)

김광석 길이 전국적인 명소가 되면서 공무원들의 견학도 줄을 잇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달랐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길을 관광지로 바꾼 것이 솔직히 부럽네요. 주변 상권도 동시에 살아나고…. 대구하면 김광석길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네요.”(영덕군청에서 온 40대 후반 공무원)

외지인들이 김광석 길을 찾는 이유는 다양했다. ‘엄마가 팬이어서 왔다’는 대학생도 있었고,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가 많아서 들렀다’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김광석과 그의 노래를 잊지 않고 추억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김광석은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며…, 언제나 함께 있겠다며…’ 그 길에 서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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