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 “시민과 함께 호흡”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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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창성기자
  • 2017-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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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훈·이종길·서재민·정기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포항시립미술관 제1전시실 전경.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내달 9일까지 ‘봄의 제전’ 열어
영남지역 활동 청년작가 초대
‘신소장품전’도 함께 개최
조각·회화 등 12개 작품 전시
지역 문화 생태기반 조성 기대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미술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9일까지 올해 첫 기획전으로 ‘봄의 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또 지난해 포항시립미술관 운영위원회의 소장품 수집 계획에 따라 새로 수집한 미술관 소장품 전시로, 수집한 작품을 소개하고 그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2016 신소장품전’도 함께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남청년작가전, 봄의 제전

지역청년작가 초대전인 ‘봄의 제전’은 영남지역 출생이거나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8명의 청년작가를 초대해 동시대 미술의 보편성 안에서 각자의 개성 있는 창작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장을 마련했다. 포항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자생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역 미술문화의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 제목 ‘봄의 제전’은 20세기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관현악 곡명을 차용한 것으로, 도래한 봄을 예찬하는 원시적 희생제의(犧牲祭儀)를 소재로 생명의 근원인 대지를 찬양하고 그 대지로부터 다음의 생명을 약속받기 위해 산 자를 희생물로 바치는 삶과 죽음의 숙명적 순환을 그려낸다. 그로테스크하면서 원시적인 생명력이 넘치는 리듬과 날카로운 불협화음을 드러내는 이 곡은 에너지의 응집력과 분출이 뛰어난 청년작가의 작품 세계를 은유하기에 충분하다.

전시 ‘봄의 제전’은 봄을 맞아 삶과 죽음을 동시에 품은 봄의 패러독스를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순된 사건과 구조화된 병리적 현상에 비유하고, 나아가 모순을 극복하는 세상의 비전을 묘사하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청년작가 노기훈, 이종길, 서재민, 정지현이 일상적 삶의 진실을 역설적으로 들춰낸다. 노기훈은 철도 1호선을 따라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걸어 다니며 포착한 기록 사진을 통해 도시 변방의 소외되고 연약한 인간 존재의 단면을 그려내고, 이종길은 도시민의 고독감과 공허함을 안개에 휩싸인 듯한 몽환적 도시 풍경을 담아낸다. 서재민은 꿈에서 목격한 미혹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면서 인간 본성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시각화하고, 정지현은 반복적인 산책을 통해 발견한 소소한 풍경에 정치적, 사회적, 환경적 관심을 응축시킨다.

또 제3전시실에는 비둘기를 레디메이드로 치환해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윤동희의 작품과 감정을 표출하는 매체로서의 얼굴과 태도를 통해 사회적 장치와 관계의 표피 속에 가려져 굴절돼 버린 인간의 솔직한 감정을 상기시키는 김창수의 작품이 자리한다. 제4전시실에는 창조적 인위성이 우리를 아이러니하게 맞이하는 김성윤과 박정기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2016년 신소장품전

포항시립미술관은 스틸아트 뮤지엄(Museum of Steel Art)으로서 미술관의 정체성 정립과 위상 제고를 위해 스틸아트 관련 작품, 지역미술사를 정립하고 지역미술의 발전을 위해 지역작가 작품, 그리고 미술관 기획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우선 대상으로 수집한다. 지난해 수집한 총 35점은 구입작 12점, 기증작 9점,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운영위원회로부터 관리 전환된 작품 14점이다. 이번 전시는 기증작과 관리 전환된 작품을 제외한 구입작 12점(조각 8점, 회화 4점)으로 구성됐다.

2016년 구입 소장품 중 ‘비상(飛翔)’은 한국 조각계에 철용접 조각을 처음으로 알린 여류조각가 김정숙의 작품으로, 한국근대조각사에서 대표적인 철조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엄격한 균형과 비례를 통해 순수조형미를 구현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날아오르고 싶은’ 작가의 염원을 새의 비상에 비유했다.

박종배의 작품 ‘춤추는 영혼’은 직선과 곡선, 원과 사각, 구와 기둥이 맞물린 형태가 원형과 사각형의 구조적 대비를 고조시켜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해 물질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음미하게 만드는 추상조각품이다. 이 외에도 조성묵의 의자 형태의 작품 ‘메신저’, 김영욱의 ‘변형 (Metamorphose)’, 김영원의 ‘중력, 무중력, 침실’, 최태훈의 ‘철의 흔적 2’, 송진수의 ‘스포티지’, 박주현의 ‘소년의 꿈’ 등이 철조 소장품 전시작품이다.

이 외에 회화작품으로는 컴퓨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동양 고전 산수화를 재해석한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 1102(창해도)’, 포항지역 작가 소장품으로는 목가적인 시골 풍경을 담은 포항작가 신백균의 ‘추조(秋朝)’와 1980년대 포항 동빈내항에 선박을 수리하는 야드장과 배경으로 죽도시장을 그린 최재영의 ‘조선소’, 2015년 초헌 장두건상 수상작가 최지훈의 ‘자화상’이 전시되고 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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