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를 넘어 화장품·간장·생수까지…‘어린이전용 시장’고속성장

  • 박주희
  • |
  • 입력 2017-03-18 08:05  |  수정 2017-03-18 09:41  |  발행일 2017-03-1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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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전용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8층 ‘블루독’ 매장. <대구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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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이유식 맛집으로 인기가 높은 대구신세계백화점 7층의 ‘얌이밀’ <대구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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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2층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친환경 브랜드 ‘올가맘’ 매장.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경기 침체가 소비심리 저하로 이어지고 있지만, 파격적인 실적 상승세를 거두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유아·어린이 전용 상품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키즈산업 규모는 2012년 27조원대에서 지난해 39조원대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늦은 결혼과 저출산 영향으로 아이 1~2명을 위해 부모는 물론 조부모·삼촌·이모·고모 등 주변 친지들이 지갑을 여는 ‘8포켓’ 현상으로 어린이 관련 상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유통업체마다 불황을 돌파할 묘책으로 키즈 전용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린이 전용식품 세분화 ‘봇물’

어린이 전용 식품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유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됐지만 간장·김·생수·라면 등으로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베베쿡 처음 먹는 어린이김’은 유기농 김에 소금이 아닌 발효간장으로 맛을 내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을 위한 전용 간장인 ‘아이배냇 베베순간장’도 국내산 콩과 밀로 발효시킨 제품으로, 부드럽고 순한 맛으로 아이 입맛에 맞췄다. 국물용 간장과 비빔용 간장 두 가지가 출시되고 있다.


시장규모 2012년 27조원에서
지난해 39조원으로 급성장
유통업계 ‘불황 타개 묘책’
키즈상품 다변화로 적극 공세
친환경브랜드·PL상품도 판매



어린이용 생수도 나온다. ‘와일드알프 베이비워터’는 세계 청정지역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 남알프스 산맥에서 취수한 멸균수로, 분유·이유식과 함께 사용하거나 음료로 끓이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네랄 함량도 풍부해 건강한 아이 물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어린이 전용 PL(자체브랜드)상품으로 ‘엄마기준’을 판매하고 있다. 2015년 6월부터 5가지 잼을 시작으로 상품 수를 꾸준히 확대해 현재는 볶음밥·수프·라면과 같은 식사류부터 쿠키·시리얼·잼·와플·에너지바 등과 같은 간식류까지 90여 종의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어린이 전용 식품의 외형 확장은 이들 상품에 대한 높은 인기 때문이다. 2016년 하반기 엄마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넘게 신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용하는 식재료부터 레시피, 패키지 생산 방식까지 모든 과정에서 대한민국 엄마들의 안목과 기준으로 깐깐하게 따져가며 만든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볶음밥 용기의 경우 전자레인지 가열시 우려되는 환경호르몬 문제를 염두에 두고 고온에서 가열해도 안전한 아기 젖꼭지를 만드는 재료인 실리콘으로 코팅을 했고, 엄마기준 볶음라면도 일반라면과 달리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고온에서 급속으로 구워 열량과 지방 함유량을 현저히 낮췄다.

어린이 전용 상품은 화장품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8층 ‘블루독’은 키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어린이 전용 화장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블루독의 코스메틱 라인은 물을 기반으로 한 수성 매니큐어뿐만 아니라 에코서트(ECOCERT)에서 인증받은 추출물을 사용해 만든 립밤·네일팁·핸드크림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발아식물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에서도 베이비 선쿠션을 출시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인기를 끈 격투기 선수 추성훈씨의 딸 추사랑양을 모델로 마케팅한 바 있다.

◆백화점 이유식 판매코너도 인기

백화점 이유식 판매 코너도 젊은 엄마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유아들의 맛집 ‘얌이밀’을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고 있다. 7층 리틀신세계 코너에 위치한 얌이밀은 홈메이드 방식으로 고품질 소량 생산만을 고집하는 브랜드로, 수도권에서는 이유식 맛집으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매장이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와 이용 편의성 때문이다. 메뉴가 다양해 아이가 선호하는 이유식과 성장이나 영양상태에 맞는 먹거리를 골라 먹일 수 있는 데다, 100g 2팩 단위로 상품을 포장해 양에 대한 부담이 적고 여행이나 간단한 나들이때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다. 얌이밀은 이유식 이외에도 스낵·주스를 비롯해 과일 퓨레와 김이나 아기반찬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2층 올가 매장에도 어린이 전용 친환경 브랜드인 ‘올가맘’을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생후 발달 단계에 따라 유기농으로 만든 담백한 이유식부터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딸기·사과·블루베리 스낵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담백한 발아현미로 만든 ‘유기농 쌀떡튀밥’과 라이신·히스티딘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하이아미 품종으로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은 ‘유기농 우리아이 쌀’ 등 신토불이 제품에 대한 인기도 높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저출산과 핵가족화 가족의 중심에 아이가 자리잡는 가정이 많아졌다”며 “불황이 깊을수록 부모들이 자신을 위한 소비는 줄이는 반면 아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유통업체마다 키즈 전용 상품 기획전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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