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측, 폐쇄 막으려 노숙인 쉼터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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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진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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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요청한 權시장 반응 없어”…업주들 집결지서 무료급식 계획

강제 폐쇄땐 노숙인과의 마찰…市와 협상서 유리한 고지 노린듯

대구 중구 제2수창공원 맞은편의 한 모텔 건물에 ‘도원동 노숙자 무료급식소 예정지’현수막이 걸려 있다(위쪽). 한터전국연합 대구지부가 선정한 도원동 노숙자 무료급식소 예정지.
대구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자갈마당’(중구 도원동) 업주들이 대구시의 시설폐쇄 방침에 맞서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었다. 집결지 내부에 노숙인 쉼터를 조성, 강제 폐쇄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19일 한터전국연합(전국집창촌운영자모임) 대구지부 등에 따르면 자갈마당 내 ‘노숙인 무료급식소’ 운영을 검토 중이다. 이미 제2수창공원 맞은편 모텔 뒤 부지를 급식 장소로 낙점한 상태다. 매일 500여명의 노숙인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업주들이 때아닌 사회봉사 활동에 나선 것은 대구시와 시설폐쇄 관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료급식소가 들어서면 시설 강제폐쇄는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급식소를 강제로 없앨 경우 노숙인들과의 마찰로 사태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급식소는 그대로 둔 채 집결지만 폐쇄해도 문제가 남는다. 문화예술공간으로 후적지를 개발하려는 대구시의 의도가 첫 단추부터 틀어지기 때문이다.

자갈마당 업주 김모씨는 “지난 9일 집회가 끝난 뒤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전달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이달 말까지 회신이 없을 경우 노숙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시에 CCTV 설치 등 고사작전을 중단하고 자진폐쇄를 위한 유예 기간을 요구했다.

관할 중구청은 무료급식소 운영 계획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무료급식소 운영은 지자체의 허가가 없어도 가능한 만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영리 추구가 아닌 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무료급식소에 대해 어떠한 규제도 할 수 없다. 무료급식소의 위생 문제와 관련해 행정적 계도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법적 행위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업주들의 요구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라고 했다.

글·사진=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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