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큰손 대형주 선호…코스피만 高高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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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0   |  발행일 2017-03-20 제20면   |  수정 2017-03-20
경제이슈 분석
20170320

코스피가 잇따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2,160선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언제쯤 역대 최고치(2,230선)를 돌파할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전날보다 14.50포인트(0.67%) 오른 2,164.58로 마감한 코스피는 역대 최고치 수준까지 70포인트 정도만 남겨두고 있다. 벌써 봄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코스피가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7일 코스닥지수는 0.62포인트(0.10%) 떨어진 613.2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약 2.8% 하락했으며 지난 3일에는 600.73까지 내려가며 600선 붕괴 직전까지 밀리기도 했다.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 등 같은 내·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명암이 엇갈리는 이유는 뭘까.


훨훨 나는 코스피
탄핵 인용으로 불확실성 해소
삼성전자 등 연일 최고가 경신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상당수의 요인이 코스피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것도 지수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10일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된 데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거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청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부터 닷새째 최고가를 경신하며 17일 212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롭게 썼다. 덕분에 시총은 298조2천402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21.2%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 안팎에서는 코스피가 올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저평가 돼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경제 규모에 비해 정경유착 등의 고리가 아직 견고해 외국인들이 이를 고려해 투자에 나서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런 요소가 일정 부분 해결됐다. 여기다 미국 금리 인상이 경기 호전에 기반을 둔 만큼 코스피는 박스권을 뚫고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코스피 고점을 직전 사상 최고가보다 높은 2,250으로 제시했다.


기 못펴는 코스닥
중국의 사드보복 공세 직격탄
박근혜정부 수혜주 제약 등 약세


증시 훈풍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이 여전히 한겨울인 까닭은 외국인과 굵직한 투자자들이 중소형주 중심인 코스닥보다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에 관심을 가진 데다, 주요 업종들이 중국의 보복공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보따리상 규제, 한한령 등 간접 규제를 통해 진행되다 보니 코스닥 시총 비중이 큰 화장품·의류, 건강관리, 미디어, 호텔·레저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또 박근혜정부 수혜주로 평가받는 바이오·제약주들이 탄핵 정국으로 추진력을 잃으면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기승을 부리는 정치테마주도 대부분 코스닥에 몰려 있다. 이런 테마주는 작은 이슈 하나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인 2월2일 관련 테마주가 폭락하면서 코스닥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71% 떨어져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훈풍은 시총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상승한 영향이 크다”면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중소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현실화된다면 코스닥지수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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