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둘레길’ 特長 살려 파급효과 극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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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0   |  발행일 2017-03-20 제31면   |  수정 2017-03-20

대구 외곽의 산과 들 138.6㎞를 잇는 ‘대구 둘레길’이 올 연말까지 조성된다. 대구시는 지난 17일 개발제한구역 녹지축을 따라 16개 구간으로 구성된 대구 둘레길 노선을 확정했다. 대구 둘레길은 팔공산 왕건둘레길, 화담마을 누리길, 마비정 누리길 등 기존 산책로를 포함함으로써 사업비를 최소화하고, 16개 구간의 기점 및 종점을 도시철도와 버스 노선으로 연결해 접근성을 높였다. 코스별 보행 난이도, 구간별 경사도, 평균 고도, 노면 유형 등의 정보도 제공된다.

걷기 열풍과 트레킹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점을 감안하면 대구 둘레길 조성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중요한 건 둘레길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대구 둘레길을 관광자원화하고 대구를 보행친화도시로 각인시켜야 한다. 대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둘레길의 녹지 공간이 많은 데다 왕건길 등 대구 둘레길 곳곳이 스토리텔링의 보고(寶庫)다. 둘레길 3구간 기점인 동구 평광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86년 수령(樹齡)의 홍옥 사과나무가 있고, 12구간 종점 우록마을엔 임진왜란 때 귀화한 일본인 김충선을 기린 녹동서원이 있다. 이런 대구 둘레길의 특장(特長)을 오롯이 살려야 한다. 둘레길에 녹아 있는 대구의 생태·역사·문화를 맛깔나게 버무려내야 한다는 얘기다.

맛집 등 먹거리 자원을 둘레길과 연계하는 것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바닷가 풍광을 살린 부산 해운대삼포길, 우리나라 둘레길의 효시 제주 ‘올레’의 성공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올레는 구간별 경치와 계절 맞춤형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서울시는 서울 둘레길 홍보를 위해 아웃도어 업체와 협약을 맺어 둘레길 걷기 인증 애플리케이션까지 오픈했다.

대구 둘레길의 성공 여부는 관광자원으로 활성화되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외 관광객과 트레킹족을 대구 둘레길로 유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구 둘레길의 매력과 장점을 제대로 홍보하고 입소문을 타도록 해야 한다. 풍광이 빼어난 일본 관광지엔 어김없이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고 많은 관광객이 오직 트레킹만을 위해 그곳을 찾는다. 제주는 올레길 조성 이후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했다. 올레가 제주도의 음식업, 펜션 등 숙박업, 항공업 등에 끼친 경제적 효과는 천문학적이다. 대구 둘레길도 대구시의 전략에 따라 경제적 파급효과가 의외로 커질 수도 있다. 다양한 둘레길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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