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생가 찾은 김관용·김진태 “보수 재건하겠다”

  • 노진실 조규덕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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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1   |  발행일 2017-03-21 제5면   |  수정 2017-03-21
구미·대구서 ‘親朴 적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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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왼쪽)가 20일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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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오른쪽)이 20일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 왼쪽은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 칭송
“염치 없다” “분위기 파악하라”
홍준표 향해 한목소리로 비판


자유한국당 대표 친박(親박근혜) 대선주자들이 TK(대구·경북)에서 ‘친박 적자’ 경쟁을 벌였다. 같은 날 시간차를 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한껏 치켜세우며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취했다.

우선 한국당 대선 예비후보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0일 오전 9시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김 도지사는 추모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에 참배한 뒤 “정말 죄송하다. 이제 정신 바짝 차려서 정치도 바꾸고, 국가의 틀을 개조해 다시 한 번 출발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추모관 앞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구미시장 시절에도 그랬고, 도지사 시절에도 어려울 때마다 박 전 대통령 생가에 조용히 와서 보고도 드리고, 각하의 혜안과 나라 사랑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가르침을 받고자 했다”며 “각하께서 이뤄놓은 대한민국이 절박한 상황에 와있다. 혼백이 계신다면 하늘에서 지켜달라”고도 했다.

김 도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싸는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일은 우리가 선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조사를 받으러 가는 날인데,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대통령 영정 앞에서 얼굴도 들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대구시청 브리핑룸을 찾은 김 도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힘들 때 우리 고향에서 모시겠다. 구미에서 모시겠다. 오신다면 확실히 준비를 하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강성 친박이자 한국당 대선주자인 김진태 의원도 김 도지사가 생가를 다녀가고 두시간 뒤인 오전 11시쯤 대규모 태극기 부대를 이끌고 생가를 방문했다. 역시 친박계인 한국당 조원진 의원이 동행했다.

김 의원은 방명록에 ‘위대한 한국인, 조국 근대화에서 선진 조국으로’라고 적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칭송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 근대화의 뿌리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며 “먼저 보수부터 재건해야 하고, 거기에 우리 한국당이 중심에 서겠다. 운동권 좌경 친북 정권이 들어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 관련해선 “이제는 이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야 하며, 진정한 진실은 역사에서 밝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에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김 의원은 “대통령님이 청와대를 나와 차디찬 집에 계시는데 구속까지 되면 되겠느냐”며 다시 한 번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쌌다.

김 도지사와 김 의원은 친박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면서도, 비박계이자 당내 강력한 대권 라이벌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선 공히 날을 세웠다.

이날 김 도지사는 홍 도지사가 대구에 와서 대권 도전 선언을 한 것에 대해 “경남도지사가 TK에 먼저 온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보수의 기본은 염치”라며 “홍 도지사가 말을 저돌적으로 재미있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독불이나 막말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통합과 조정이 필요한 시기고, 그 중심에 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홍 도지사가 말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훌륭하신 홍 후보께서 여의도 떠난 지 오래돼서 제대로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 것 같은데, 아무리 표가 급해도 지게 작대기까지 갖다가 쓸 순 없다. 그러다 기둥뿌리까지 뽑힌다”며 비꼬았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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