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 아시아서 첫 개최…생활체육인으로 3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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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1   |  발행일 2017-03-21 제26면   |  수정 2017-03-21
2년마다 개최…참가비 30∼100弗
하프마라톤 등 22개 종목 진행

최근 일주일 사이 월드컵대로 일대에는 자국의 국기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 외국인이 적지않다. 이들은 오는 25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다.

특히 대구 시내 곳곳에서 가볍게 조깅하는 외국인이 자주 목격됐다. 선수들은 대회 주최측이나 개최지가 추천하는 숙박업소보다 스스로 온라인 정보사이트를 활용해 각자 구미에 맞는 숙소를 선택하고 있다. 숙박업소가 몰려 있는 대구역이나 동성로 주변에서 밤에 조깅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다.

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대회는 WMA(세계마스터스육상연맹)가 순수 생활체육 육상인들을 위해 2년에 한 번씩 세계 곳곳에서 개최하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다. 2004년 독일 진델피엔에서 열린 게 첫 대회이며 이번이 일곱 번째다. 지난 대회 모두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려 대구는 아시아 최초의 개최지가 됐다.

WMA측은 국제대회에 걸맞게 종목 및 연령별 기록을 체계적으로 통계 내 관리하고 있다. 종목별로 1~3등은 시상식도 진행한다.

만 35세 이상(대회 첫날 기준에 맞춘 생년월일) 남녀 누구나 30~100달러 정도의 참가비만 내면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참가 선수 대부분은 긴장하기보다 여유롭다. 20일 대구육상진흥센터 앞에서 만난 앨씨(58·미국)와 코엘씨(53·미국)는 대회 참가를 위해 미국 LA에서 무려 6천㎞를 날아왔다. 앨씨는 60m달리기에, 코엘씨는 세단뛰기에 참여한다. 직장동료인 두 남성은 운동과 거리가 먼 듯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앨씨는 “휴가를 맞아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으려 했는데 마침 이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직장동료를 설득해 함께 오게됐다”고 말했다. 코엘씨는 “내 몸매를 봐라. 세단뛰기는 생전 처음해보는 것이다. 그래도 동료와 좋은 추억도 쌓고, 처음 찾은 한국에서 관광을 충분히 즐기겠다”고 말했다.

기록에 대한 열정을 가진 참가 선수도 있다. 캐빈 딜런씨(62·영국)는 “젊을 때 운동선수를 경험하지 않은 법률가지만, 육상종목을 즐겨왔고 늘 기록에 욕심을 내고 있다”며 “스스로 육상인이라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 그래서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고민없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60m달리기, 8㎞크로스컨트리, 하프마라톤 등 22개 종목이 진행된다. 국내 생활체육인들에겐 하프마라톤종목을 제외한 다른 종목들이 생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활체육 육상인 1천700여명이 20일 현재까지 하프마라톤을 제외한 21개 종목에 출전 신청을 했다.

국내 참가자 최태곤씨(55·경산시)는 60m달리기 종목에 출전한다. 최씨는 “보통 내 나이대에는 마라톤이나 자전거를 취미삼아 즐기지만, 지역에서 의미있는 대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 60m 종목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거리 종목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기왕 대회에 나선 김에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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