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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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2 07:49  |  수정 2017-03-22 07:49  |  발행일 2017-03-22 제23면
[문화산책] 대구영화
권현준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

‘대구영화’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대구에서도 영화가 만들어지냐며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구뿐만 아니라 부산, 대전, 전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지역의 영화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지역간 산업적·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일이며, 지역의 인력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그런 만큼 각 지자체 역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지원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한다. 대구 역시 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은 교육시설의 운영과 다양성영화 제작지원과 같은 제작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로 인한 운영의 한계는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 대구에서 영화를 시작했던 사람들이 영화를 계속하기 위해 서울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구영화들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잇따라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장편 극영화 ‘수성못’(감독 유지영)과 장편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감독 박문칠)가 한국경쟁 부문에, 단편 극영화 ‘혜영’(감독 김용삼)과 ‘한낮의 우리’(감독 김혜진)가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네 편의 영화 모두가 지역 영화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시스템의 결과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를 계기로 현재 여러 한계를 안고 있는 지원제도의 개편 등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반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은 기초교육시설 외에도 전문 영화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극영화 등으로 세분화된 제작지원, 지역 영화를 지속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상영관 및 영화제에 대한 지원 등 교육-제작-상영 부문을 망라한 논의가 필요하다.

대구는 2016년 기준 1인당 영화관람 횟수가 4.81회로 서울(5.90회), 광주(5.40회), 대전(5.05회)에 이어 전국에서 넷째로 높다. 또 서울을 제외하고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이 공존하고 있는 유일한 도시이며, 매년 10여편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분명 가능성이 있는 도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대구에서 영화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 있어왔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의 미래를 함께 책임져주자. 그 방법은 그들이 영화를 지속해서 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권현준 <오오극장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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