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매시인 이번엔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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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3 07:12  |  수정 2017-03-23 07:12  |  발행일 2017-03-23 제2면
81명 87편 모은 詩노트 출간
칠곡 할매시인 이번엔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시집 ‘시가 뭐고’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칠곡 할매 시인들의 작품을 담은 할매시노트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에는 칠곡군교육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소수연씨 등 할매 시인 81명의 시 87편이 수록돼 있으며, 70~80대 할머니들의 입말, 사투리, 생활의 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쪽에는 시가 적혀 있고, 반대쪽에는 독자가 직접 시를 따라 써볼 수 있는 필사 공간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할머니의 소박하지만 진솔한 삶이 녹아든 시를 곱씹으며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우리네 이웃·어르신들·지역 등을 이전과 다른, 따스한 시각으로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제목은 노트에 수록된 시 ‘탈이다’의 저자 장세금 할머니(83·북삼읍 보손1리)의 입말 ‘나는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떨리가 꼬꼴꼬꼴 하고’에서 따왔다. 학교 문 앞에도 못 가본 할머니는 여든이 넘어서 시작한 한글공부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장 할머니는 “내 이름은 쓸 줄 알지만 막상 은행에라도 가서 이름 한 자 쓰려고 하면 손이 떨렸다”며 미소지었다. 현재 칠곡에는 25개 마을 할머니300여명이 성인문해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할매 시인들은 ‘시가 뭐고’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등 2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칠곡군교육문화회관 김태자 관장은 “할매시노트는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의 하나인 ‘칠곡 인문학도시 총서’로 기획됐다”며 “앞으로도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의 결과물을 지역학 연구의 틀 안에서 연속해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칠곡=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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