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노르웨이 “벌 개체수를 늘려라”…노르웨이 환경단체 ‘벌 고속도로’ 프로젝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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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3   |  발행일 2017-03-23 제16면   |  수정 2017-03-23
도시내 그린존 연결 통행로 제공
벌을 위한 꽃심고 벌집박스 설치
정부·회사·단체 등 어린이도 참여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노르웨이 “벌 개체수를 늘려라”…노르웨이 환경단체 ‘벌 고속도로’ 프로젝트 추진
환경단체 ‘Bybi’는 도시 주변에 서식하는 벌을 보호하기 위해 ‘벌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출처 : cicopa>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노르웨이 “벌 개체수를 늘려라”…노르웨이 환경단체 ‘벌 고속도로’ 프로젝트 추진
류정림<경북PRIDE상품노르웨이 해외시장 조사원·노르웨이 공과대학 석사과정>

‘꽃가루 매개자’란 수술에서 암술로 식물의 꽃가루를 옮겨 수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생물체다. 대표적으로 벌·개미·나비 등이 속한다. 이 중 꿀벌은 영향력이 매우 크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꿀벌 개체수 감소 원인은 국가별로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은 기생충 감염과 서식지 파괴, 살충제 사용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살충제에 포함된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성분은 니코틴과 화학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꿀벌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는데, 최근 이 성분이 ‘벌집군집붕괴현상(CCD)’의 원인이라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벌집군집붕괴현상’이란 꿀벌들이 먹이를 찾거나 벌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어버려서 하나의 벌집이 통째로 몰살당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아메리카와 유럽지역에서는 꿀벌 개체수 유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유럽 전역에서 적용되는 ‘병충해 집중 관리전략(IPM)’이 정책적으로 도입됐다. 이탈리아에서는 경작방식을 바꾸거나 네오니코티노이드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생산량 감소 등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 농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가입할 수 있는 안전 보험을 만들었다.

노르웨이의 경우 다른 나라들보다 벌 개체수 감소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총 200종의 노르웨이 벌 중 3분의 1 정도가 멸종 위기에 있다. 또 노르웨이 내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꿀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로 벌 개체수가 줄어든 상황이다. 현재 노르웨이 내 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서는 꿀을 자급자족할 정도로 벌 개체수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Bybi’라는 환경단체는 2015년에 도시 주변에 서식하는 벌을 보호하기 위해 최초로 ‘벌 고속도로(Bee highway)’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내에 그린존을 연결하여 도시에 벌을 위한 서식지, 먹이 공급지 그리고 도시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안전한 통행로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그린존’이란 가로수길·녹색 지붕(옥상 녹화)·정원·발코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장소에 벌이 좋아하는 꽃을 심거나 벌집을 만들 수 있는 나무박스를 설치하는 등 간단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차지했던 공간을 일부 자연에 돌려준다.

프로젝트의 장점은 수행하기 쉽고 미관상 보기 좋으며 정부·회사·단체·개인까지 다양한 범위의 참가자들이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회사·정부기관·오슬로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고 있다. 몇몇 유치원은 유치원 내에 벌집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이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벌 개체수 감소에 관한 문제인식을 어릴 때부터 심어주고 있다.

이렇게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인 혹은 단체는 그들이 기여한 바를 사진·글과 함께 웹사이트의 오슬로 지도에 나타낼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기여 방식도 다양한데, 먹이 제공지·벌집·잠시 쉬어가는 곳·벌을 매료할 수 있는 꽃을 심은 곳·프로젝트 참가 준비 중인 장소 등으로 구분한다.

벌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현재 오슬로에 한정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나무로 된 주택이 많고 개인 정원을 가꾸는 것이 일상적인 노르웨이의 특성 덕분에 그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향후 몇 년간 프로젝트 진행 결과를 모으고 분석해야 하겠지만,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면 다른 나라에도 적용해 볼 만한 해결책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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