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민주당 경선 파행 실망스럽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3-25   |  발행일 2017-03-25 제23면   |  수정 2017-03-25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비방과 헐뜯기가 난무하는 경선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선거전도 모자라 급기야 현장투표 결과 유출 논란까지 빚으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쟁을 벌이겠다는 후보들의 말과는 달리 민주당 경선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향후 경선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현장투표 결과가 유출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실시한 대선후보 경선 현장투표 결과를 오는 27일 시작되는 권역별 대의원 순회 투표와 ARS 투표 결과를 합산해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선거가 끝나자마자 문재인 전 대표가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투표 결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선관위는 해당 유출 자료를 허위로 규정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경선 후보들의 반발은 더욱 드세지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선거관리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선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특히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된 안 도지사 측은 자료 작성자와 유포자 확인을 위한 수사 의뢰를 당 선관위에 요청했다. 만약 안 도지사가 의심하는 것처럼 투표 결과 유출이 특정 캠프의 의도적 행위로 드러난다면 경선 자체가 파국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의 경선 공정성 시비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2년 경선 때도 모바일투표의 유불리를 놓고 후보들 간에 난타전이 벌어져 지탄을 받은 바 있는데, 잊을 만하면 이 같은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와 안 도지사 간의 도를 넘은 비방전도 실망스럽다. ‘전두환 표창’ ‘대연정론’ ‘선의’ 등 상대의 발언을 싸고 티격태격하던 두 후보는 이제 서로에 대해 감정 섞인 비난까지 쏟아내면서 본인들의 품격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민주당 경선이기에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후보들 간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등을 돌릴 게 자명하다. 민주당은 적폐청산과 정치개혁을 외치기에 앞서 자체 경선부터 불미스러운 일 없이 치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표몰이에 열을 올리기보다 국난 타개를 위한 정책과 비전 대결을 펼치기를 바란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