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문제를 푼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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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7 07:41  |  수정 2017-03-27 07:41  |  발행일 2017-03-27 제16면
[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문제를 푼다는 것의 의미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성적이 매우 좋은 학생이 지난 겨울 동안 열심히 노력했지만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 학생은 지금까지 많은 문제를 풀었지만 아직도 문제를 풀이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문제를 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학생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면 정답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는 많은 학생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생각을 해 보자. 정답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여기 끝없이 펼쳐진 넓은 초원이 있다. 그리고 공이 하나 주어졌다. 채점자의 역할을 하는 한 사람이 학생에게 말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서 공을 이용한 멋진 묘기를 보여주세요. 나는 그것을 보고 채점을 할 것입니다.” 그 채점을 시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넓은 초원에 선을 긋고는 이 안에서만 공을 가지고 놀라고 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딱 30분 동안이라는 시간을 제한하였고 절대 손을 써서는 안된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이러면 공정한 채점이 가능할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앞의 상황보다는 훨씬 공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은 채점자가 정한 규칙을 지키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을 다루는 실력을 보여주면 될 것이다.

문제를 푼다는 것, 즉 정답을 찾는다는 것은 이와 마찬가지다. 문제를 만든 사람, 즉 출제자는 일정한 상황이나 조건을 제시하고 특정 교과의 지식을 묻는다. 문제를 푸는 사람, 즉 수험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과 지식 중 출제자가 제시한 상황과 조건에 적합한 것을 찾게 된다. 따라서 문제를 푼다는 것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출제자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생각하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 기출 문제 풀이의 중요성과 기출 문제 공부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많은 학생이 문제를 한 번 풀어본 것, 단지 정답이 무엇인지 찾은 것만으로 기출 문제를 공부했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공부한 것이 아니다. 문제와 선지를 한 번 구경한 것에 불과하다. 기출 문제를 공부한다는 것은 출제자가 어떤 조건과 규칙을 제시하는지를 찾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건과 규칙을 지키며 교과 지식을 떠올리는 과정을 연습하는 것이다. 일종의 게임의 규칙을 연습하는 과정인 셈이다. 그리고 그 규칙은 과목에 따라 다르다. 같은 과목 안에서도 세부 단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규칙이 결코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이제 자신의 기출 문제 공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만약 지금까지 답 찾기만 하면서 공부했다면 정작 중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을 하지 않은 것이다. 시간을 허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자가 어떤 조건과 규칙을 제시하는지를, 그것에 맞추어 어떻게 생각을 전개하면 되는지를.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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