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권자에 구속영장 청구 '1호'…김수남 총장 고심 끝 결단

  • 입력 2017-03-27 11:42  |  수정 2017-03-27 11:42  |  발행일 2017-03-27 제1면

김수남 검찰총장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1호' 총장이 됐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역대 4번째이지만, 자신을 총장에 앉힌 대통령에 대해 직접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김 총장이 처음이다.


 검찰총장은 사실상 검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한다. 전직 대통령의 구속 여부와 같은 중대한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자이기도 하다.
 과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뀐 뒤 새로 임명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에 따라 구속됐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서는 당시 임채진 검찰총장이 자신을 발탁한 노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영장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총장과 박 전 대통령의 인연은 대통령과 총장으로서가 처음은 아니다. 3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총장의 부친인 고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은 1988년 당시 학교 비리와 관련해 재단과 갈등을 빚다 사퇴했다. 당시 영남대 재단 이사장이 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후 부친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전 대통령과 경쟁하던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김 총장이 과거 고검장 승진에 탈락한 배경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2013년 수원지검장 당시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사실상 '재기'에 성공했고,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검찰총장에 발탁됐다.
 이에 김 총장은 지난해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고, 임명권자에 대해 칼끝을 겨눠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거쳐 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맞딱뜨리면서 더욱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좌고우면 하지 않고 '법과 원칙'이라는 평소 소신에 충실했다.


 지난 2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한 첫 언급에서 그는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문제를 확정하면서 내달부터 본격화되는 대선국면에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고민도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총장은 최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운명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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