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활용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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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9   |  발행일 2017-03-29 제31면   |  수정 2017-03-29

병원에서 의사 대신 기계가 진료를 하고, 행정기관에는 지능형 민원상담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인공지능(AI)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이 인공지능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사람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따라서 양면성을 띠고 있는 이 인공지능을 지혜롭게 활용해 인류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에 IBM의 최첨단 인공지능인 왓슨이 최근 도입됐다. 이 시스템은 가천대 길병원이 지난해 먼저 도입한 것으로, 유방암·폐암·대장암·위암·자궁암 등 암환자를 진단해내고 치료법을 제시하게 된다. 이 인공지능은 미국 뉴욕 맨하튼의 암센터에서 90종의 의학저널·200종의 의학교과서·1천200만 페이지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일부 분야에서는 인간보다 뛰어난 진단·치료력으로 의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다만 수술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전담하기에는 과제가 많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의사들이 인공지능과 함께 진단하고 수술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게 의학계의 진단이다.

이 피할 수 없는 인공지능시대가 초래할 논란의 핵심은 일자리다. 최근 미국의 한 회계컨설팅 그룹의 보고서는 15년 안에 미국 내 일자리의 38%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자동화에 따른 대체 비율은 독일 35%, 영국 30%, 일본 21%로 선진국일수록 높을 것으로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특히 남성직업은 35%, 여성직업은 26%가 대체되며, 직업별로는 운송·창고업(56%), 제조업(46%), 도소매업(44%), 행정·지원 서비스(37%) 순으로 대체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보고서들은 선망의 대상인 변호사·회계사·의사·법무사·판사·금융인 등 전문직이 빨리 없어질 것이며, 목수·전기배선공 등 육체노동직의 대체는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내 트럭이 모두 5년 안에 자율주행차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수많은 인간의 일자리가 있다는 주장은 낙관적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성적인 분야는 더 세분화되면서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기계가 인간보다 강해지고 똑똑해질 수는 있지만 인간보다 지혜로울 수는 없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창의성을 키우고, 지금부터 대비하면 인공지능의 미래가 일자리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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