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100억’ 자전거 없는 구미자전거도로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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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30 07:33  |  수정 2017-03-30 07:33  |  발행일 2017-03-30 제9면
출근시간 텅텅…제역할 못해
인도겸용 도로엔 불법주차 차량
市 관리 이원화…대책도 안세워
‘사업비 100억’ 자전거 없는 구미자전거도로
지난 28일 오전 구미시 송정동 광평천 일대 자전거전용도로에는 출근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사업비 100억’ 자전거 없는 구미자전거도로
같은 날 송정동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는 불법주차 차량에 의해 가로막혀 있고(왼쪽), 철제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가 뽑혀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

[구미] 구미시가 자전거 명품도시를 지향하며 거액을 들여 구축한 자전거도로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미시는 2010년 ‘10대 자전거 거점도시’로 지정된 후 2012년까지 사업비만 무려 100억원을 투입해 자전거 도시 기반을 구축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통한 녹색성장 기반 구축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또 구미국가산업단지 10만 근로자의 출퇴근길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공단·형곡·시미동 일대에 자전거전용도로를 개설하고 자전거 보관소, 쉼터, 급수대 등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그 결과 현재 구미의 자전거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약 400㎞)와 맞먹는 402.49㎞에 왕복 447개 노선이 구축돼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8개 노선(41.6㎞)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전거도로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불법주차 차량이 증가하면서 위험을 느낀 시민들이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사후관리 등 자전거도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구미시 송정동 광평천 일대에 조성된 자전거전용도로는 출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자전거도로 앞 식당 주인은 “이름만 자전거전용도로일 뿐 인도나 다름없다”며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꼬집었다. 구미산단 근로자의 출퇴근을 위해 구미대교 일대에 조성된 자전거전용도로 역시 자전거 마니아를 제외하곤 찾는 사람이 드물었다. 구미 전체 자전거도로의 90%를 차지하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는 불법주차 차량이 가로막고 있는 등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자전거 도로 관리 부서 이원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시내 구간 자전거도로는 구미시 도로과가 관리하고 있지만, 낙동강 종주 자전거도로를 비롯해 하천 주변 자전거도로는 건설과가 전담하고 있다.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관리도 제각각이다. 이처럼 여기저기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지만 구미시는 자전거도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세우지 않고 있다.

구미시민 남모씨(45)는 “자전거와 함께하는 친환경 명품도시 조성,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구미시의 말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며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시민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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