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어린이집 적응 요령부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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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03 07:44  |  수정 2017-04-03 07:45  |  발행일 2017-04-03 제17면
“분리불안 느끼지 않게 엄마가 데리러 온다는 믿음 줘야”
20170403
대구시내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선생님과 함께 왕관만들기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부모는 여러 문제에 직면한다. 아이가 부모의 뜻을 따르지 않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학부모역량개발센터의 Q&A를 통해 그 해답을 알아보자.


Q: 아이가 새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 해요. 특히 엄마와 떨어질 때 울며불며 매달리는데, 그런 아이를 떼어놓고 직장에 가는 것이 못내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서 어떨 때는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A:엄마와 떨어지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분리불안을 일으키며 특히 아이가 낯가림이나 애착이 심해지는 것은 안전하게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 때문입니다. 애착의 목적은 생물학적으로는 ‘생존’이며 심리학적으로는 ‘안전’을 위해서죠. 환경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아이의 문제 행동은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어요. 우선 아이가 안정감을 갖도록 엄마가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에 조금 일찍 와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며 선생님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낯선 공간을 익숙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아요. 엄마와 헤어질 때 엄마가 나와 같이 있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의 물건(손수건)을 주거나 일정한 시간이 되면 반드시 데리러 온다거나 다시 만난다는 안도감과 신뢰감이 있으면 불안감은 차츰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장난감 등 자기 물건에 집착한다면
먼저 아이를 이해하며 해결책 마련

낯선 공간 익숙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
선생님과 대화하며 안정감 찾게 해야



Q: 우리 아이는 집이나 유치원에서 자기가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나 자기 것을 동생이나 친구들이 가지고 놀면 빼앗아 버리거나 아무도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해요. 자기 위주로 행동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해요. 문제가 생기면 짜증을 내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아이들은 자기중심적입니다. 아이들은 ‘한번 내 것은 영원한 내 것’ ‘어제 내 것은 오늘도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자기가 가지고 놀았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누구에게 주는 것도 싫어합니다. 다른 장난감을 주어도 바꾸기 싫어해요. 이럴 때 ‘그렇게 하면 나쁜 아이야, 욕심쟁이야’ ‘친구들과 공평하게 가지고 놀아야지’라고 설명하면 오히려 고집을 피우거나 더 짜증을 내거나 울기까지 합니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충고·설명·지적·설득을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장난감에 대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먼저 진심으로 이해하는 말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구나’ ‘그 장난감을 좋아하는구나, 이 장난감 어떤 점이 좋으니?’ ‘다른 친구가 가지고 노는 것을 보니까 싫어서 그랬구나’라고 장난감을 빼앗는 아이의 행동 뒤에 숨어있는 감정에 먼저 다가가게 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한다고 느끼고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해결책을 스스로 내놓기도 합니다.

Q: 우리 아이는 어디를 가든 다 해진 담요를 들고 가야 해요. 담요를 항상 몸에 두르고 다니거나 잘 때는 반드시 손에 쥐고 자고 심지어 담요 귀퉁이를 코끝에 대고 문지르는 행동도 자주 해요. 담요를 빼앗아 보기도 하고 깨끗이 빨아주려고 하면 울고 떼를 쓰기 때문에 힘든 적이 많아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아이가 한 가지 물건에 집착을 하는 것은 정상 발달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아이가 특정 물건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고 생각될 때 엄마는 무조건 그 행동을 문제 삼거나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엄마로부터 독립을 하는 생후 18개월~만3세(그 이상도 나타남)에 부모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엄마가 없거나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엄마를 대신 하는 물건에 애착을 느끼게 됩니다.

‘너는 왜 맨날 담요만 가지고 다니니?’라고 하거나 ‘제발 그 더러운 것 좀 가지고 다니지 마라’라고 하면서 강제로 빼앗거나 혼내기보다는 ‘그 담요가 좋은가 보구나’ ‘담요를 가지고 있으면 기분이 어때?’라고 하면서 아이의 기분과 기호를 인정해주는 것이 좋아요. 부모에게 인정을 받은 아이는 조금씩 안정이 되면서 그때부터 차츰 애착 대상에서 독립을 하게 됩니다.

Q: 만3세 된 아이에게 학습이 필요할까요? 유치원 선생님은 아이가 잘 놀고 엄마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A:만5세까지의 감정발달은 장기적으로 인지발달, 사회발달, 학교적응, 관계적 성공 등 성인이 되기까지 중대한 영향을 줍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의 감정을 알아보고 반응함으로써 자녀와 더 튼튼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보세요.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김미화 가족사랑클리닉 원장(감정코칭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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