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폴로 간다”…대구 달서 인구이탈 심화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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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0 07:22  |  수정 2017-04-10 07:22  |  발행일 2017-04-10 제6면
달성 대단위 아파트 속속 완공
집값 싸고 교통도 좋아져 선호
대곡지구 주민 대거 이주한듯

#1. 직장인 김모씨(40)는 지난달 대구 달성군 유가면 테크노폴리스(이하 테폴)로 이사를 갔다. 그는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아파트(전용면적 84㎡·33평형)에 전세로 살고 있었다. 그의 결정적인 이사 이유는 아파트 값이었다. 전세 3억5천만원을 빼내 테폴에 같은 평형의 아파트를 2억7천만원에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2. 달서구 도원동에 위치한 주공아파트(59㎡형·23평형)를 소유하고 있는 장모씨(51)는 요즘 전세를 놓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2월 만기가 도래한 전 세입자가 테폴로 이사를 나간 이후 전세금을 종전보다 2천만원까지 낮췄으나 한 달이 지나도 집을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조차 없다.

대구 달서구를 대표하는 주거 1번지인 대곡지구가 휘청거리고 있다. 신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달성군 테폴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는 이 여파로 명실상부 대구 대표 자치구라는 명성을 얻게 한 인구 60만명선도 무너졌다. 지난해 3월 59만8천명으로 60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올 2월말 현재 59만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여기엔 달성군 테폴의 영향이 크다. 테폴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대단위 아파트들이 속속 완공돼 입주민을 맞으면서 6천400가구가 거주하는 신도시로 변모했다.

2014년 10월 테폴과 달서구 수목원을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도로(연장 13㎞)가 개통되면서, 테폴과 인접한 달서구 대곡·도원·상인동 일대를 오가는 이동시간도 기존 40~50분에서 10~20분으로 단축됐다. 테폴이 달서구와 같은 생활권에 편입된 셈이다.

하지만 테폴과 대곡·도원·상인동지역 아파트 값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일한 건설사가 지은 전용면적 84㎡형 기준층 아파트 값이 상인동은 4억원이지만, 테폴은 2억7천만원 수준이다. 대곡·도원·상인동 주민들이 대거 테폴로 옮겨간 이유다. 2015년 말 12만3천330명(4만3천561세대)이던 상인1·2·3동과 도원동 인구는 올 2월엔 11만7천224명(4만2천396세대)으로 1년 새 6천106명(1천165세대)이나 줄었다. 반면, 테폴이 위치한 달성군 유가면의 인구는 2015년 말 7천97명(2천945세대)에서 2016년 말엔 2만1천302명(7천885세대)으로 무려 1만4천205명(4천940세대) 늘어났다.

유가면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부터 달서구에서 테폴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지금 테폴 내 아파트 입주민의 3분의 1가량은 달서구 사람들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 대구 달서구 상인·도원동 인구 추이  (단위:명)
지역 2015년 말 2017년 2월 증감
상인동  81,704  76,915 -4,789
도원동  41,626  40,309 -1,317
합계 123,330 117,224 -6,106
 <자료 : 달서구청>
■ 대구 달성군 유가면 인구 추이 (단위:명)
2015년 말 2016년 말 증감
7,097 21,302 14,205
 <자료 : 달성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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