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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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1   |  발행일 2017-04-11 제29면   |  수정 2017-04-11
[기고]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 사용법
송은석 (대구시문화관광 해설사)

필자는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다. 현재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과 하빈면 묘골 육신사에서 주 2회 정도 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다. 대구시에는 필자와 같은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가 100명 정도 활동 중이다. 해설사들은 운영규정에 의거해 3년을 주기로 근무지를 이동한다. 본래는 2년 주기였으나 해설의 전문성 및 숙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3년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 대구시에는 도심권 11개소, 팔공산권 12개소, 달성권 7개소 등 총 30개소의 부스에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들이 배치돼 있다. 이들 해설사는 자신의 전공, 선호도 등을 고려해 1~2개소의 부스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근무를 한다.

해설사들은 하루 7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근무한다. 근무지 부스에서 대기를 하다가 해설요청이 있으면 해설에 응하는 식이다. 그런데 해설사들은 대기시간에도 좀처럼 부스를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시로 걸려오는 문의전화와 부스를 찾는 관광객들을 응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해설사의 고유 업무이자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해설’이다.

통상 해설사들의 하루 해설 횟수는 일정치가 않다. 하루 종일 단 한 번도 해설을 하지 않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목이 쉬고 땀범벅에 파김치가 돼 퇴근하기도 한다. 해설에 소요되는 시간은 답사객들의 요구에 따라 다르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2~3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100여 명의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는 지역 문화관광의 최전선에 서서 첨병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꽃피는 4월이다.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 사용법’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첫째, 관광지에 도착하면 먼저 문화관광해설사 부스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만약 부스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서 문을 두드리자. 그리고 해설 신청을 하자. 단 성수기에는 해설사의 여건을 감안하여 가급적 10명 이상으로 인원 수를 맞춰주면 좋겠다.

둘째, 해설 신청을 할 때 소요시간과 해설수준에 대해 미리 주문을 하자. 그래야 서로 일정에 무리가 없고, 또한 눈높이 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가능한 한 현지 해설사의 해설을 놓치지 말자. 규모가 큰 답사모임은 자체적으로 여행 가이드를 대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행 가이드와 현지 해설사는 그 역할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현지 해설사들의 해설은 사실 나열의 서술형이 아닌 생동감이 느껴지는 살아있는 해설이다. 인터넷에서조차 알려주지 않는 그 지역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해설 사이사이에 곁들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살아있는 해설은 현지 해설사가 아닌 이상은 구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해설사들은 스스로를 문화관광영역의 ‘지역계엄사령관’이라 칭하기도 한다.

필자는 답사를 가면 반드시 현지 해설사의 해설을 청해 듣는다. 간혹 실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남는 장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제 아무리 실력이 있는 가이드라 할지라도 현지 해설사보다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혹 이번 주말에 대구여행을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대구시문화관광해설사’를 활용해보자. 여행의 재미와 품격이 배가 될 것이다. 참고로 전국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은 하루 근무에 식비와 교통비 외 실비수준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송은석 (대구시문화관광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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