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으로 이웃사랑 실천하는 ‘다문화 대구주부’

  • 글·사진=윤영미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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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2   |  발행일 2017-04-12 제14면   |  수정 2017-04-12
수성구 해피코러스 합창단
결혼이주여성 16명 참가
경로당 등서 합창 나눔봉사
합창으로 이웃사랑 실천하는 ‘다문화 대구주부’
대구 수성구 지역 결혼 이주여성들로 구성된 해피코러스합창단원들이 추가열의 노래 ‘행복해요’를 율동과 함께 유쾌하게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한번은 버스를 탔는데 할머니 한분이 ‘니 전에 우리 경로당에서 노래 불렀던 가 아이가?’ 하며 얼굴을 알아보곤 손을 꼭 잡아주는데 참 기뻤어요.”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장영애씨(해피코러스합창단 단장)는 해피코러스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으로 구성된 해피코러스합창단이 지역 곳곳에서 나눔을 실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합창단은 결혼이주자들이 음악으로 서로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재능을 함께 나눔으로써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해 2010년 8월 수성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우지연)가 창단했다.

중국·몽골·필리핀·베트남 출신 여성 17명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매주 1회 합창을 통해 서로 간의 정과 친목, 그리고 결속력을 다진다. 전문 강사인 이진화씨(한국대중음악치유협회 부회장)의 지도로 ‘도라지’ ‘남천’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우리 민요에서부터 가곡,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배우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 사랑도 함께 나눈다. 권다혜씨(37)는 “노래하는 날을 늘 기다린다”며 “함께 어울려 노래하다 보면 힘든 일도 잠시 잊게 되고 다시 살아갈 힘도 얻는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도 마련한다. 2013년 자체 정기연주회인 ‘일곱 빛깔 이야기’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로 구성된 봉사단인 ‘따뜻한 요정들’과 함께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미 한국생활에 적응한 여성들은 일정 교육을 수료한 후 첫 한국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멘토·멘티 형식의 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자녀의 학교에서 다문화 강사로도 활동한다.

단원들의 선행은 재능 기부로 이어진다. 세계합창축제를 비롯해 컬퍼풀대구페스티벌과 행복수성아카데미 등 굵직한 행사에 초대를 받아 축하공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경로당과 장애인 복지시설을 방문해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물론 말 벗과 함께 손 마사지 등 여러 봉사활동도 펼친다. 수성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격월로 진행하는 ‘사랑 나눔 바자회’에서는 스태프로 참여해 물품 판매에서 낸 수익금을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기부도 하고 있다.

“살아있어 행복해. 살아있어 행복해. 니가 있어 행복해. 정말 행복해요” 다가올 대회 준비 곡인 추가열의 노래 ‘행복해요’를 유쾌하게 부르는 단원들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난다. 영락 없는 ‘대구주부들’이다.

글·사진=윤영미 시민기자 via57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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