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때만 펑 펑…아직 타격 타이밍도 못 잡는 러프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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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3   |  발행일 2017-04-13 제26면   |  수정 2017-04-13
■ 신동주 삼성 타격코치 분석
외야 못 벗어나는 단타 많이 생산
우타자지만 좌투수 상대 무안타
20170413
현재 러프 타격지표

“연습땐 잘 치는데 경기에선 이상하게 그러네(웃음).”

지난 11일 한화전을 앞두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의 팀 훈련때 러프의 라이브배팅(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공을 실전과 같이 타격하는 훈련)을 지켜보던 신동주 타격코치가 내뱉은 말이다. 러프가 날린 공의 십중팔구는 외야펜스를 때리거나 담장을 넘길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신 코치가 연습 상황에서 내뱉은 푸념처럼 러프는 이날 경기에서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최근 며칠간 공격 침체에 빠졌었던 삼성은 11일 한화전에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면서 길었던 타격 침묵을 깼다. 러프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 맛을 봤다. 러프가 뽐냈던 라이브배팅 실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러프는 이날 5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팀에서 가장 부진했다.

러프는 12일까지 10경기에 나서 37타수 4안타 타율 0.108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러프가 KBO 투수들의 피칭 타이밍을 맞추는데 애를 먹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됐다. 러프가 뛰었던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구위를 앞세워 정면 승부를 펼치는 경향이 있다면, KBO리그 투수들은 강약 조절을 통해 영리한 피칭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프가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 3경기와 시범경기 12경기를 소화하는 등 나름대로 KBO리그 투수 성향을 파악할만한 시간을 가졌는 데도 아직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코칭스태프진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의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신 코치는 러프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신 코치는 “러프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자기 스윙 궤적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타격 자세를 취할때 방망이 끝 부분이 투수를 향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뒷쪽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장타보다는 단타가 많이 생산될 수 있다. 실제로 러프가 11일까지 쳐낸 타구의 절반 이상인 52.4%(내야 타구)가 외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 러프는 우타자로서 좌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서와는 달리 현재까지 좌투수를 상대로 11타수 무안타 5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확실히 자기스윙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러프가 과거 몇몇 외국인 선수들 처럼 태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1루수로 출장하고 있는 러프는 수비 상황에서 여러 차례 호수비를 보여주었다. 또 내야땅볼 타구에도 전력 질주하면서 비디오판정까지 가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 코치는 “분명히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곧 터질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 투수들의 피칭에 어느 정도 타이밍이 맞고 있어 본인의 타격 궤적만 찾는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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