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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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5   |  발행일 2017-04-15 제16면   |  수정 2017-04-15
혐오 표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제러미 월드론 지음/ 홍성수 외 1명 옮김/ 이후/ 344쪽/ 1만8천원

한국 사회에서 ‘혐오 표현(Hate speech)’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혐오’를 말하는 단어는 수없이 생겨났다.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고담 대구’라는 단어와 같은 지역 혐오까지.

이처럼 혐오 표현은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캐나다, 덴마크, 뉴질랜드,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혐오 표현을 규제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혐오 표현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혐오표현 규제 찬성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근거를 제시할 때 인용하는 대표적인 책이기도 하다.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제기되는 에드윈 베이커, 로널드 드워킨의 규제 반대론도 짚어본다. 이는 “혐오 표현 규제를 반대하는 최선의 논거가 무엇인지를 수용하고 응답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는 이 책에 대한 저자의 설명에서도 나타난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모욕, 불쾌감, 상처를 주는 말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혐오 표현이 사회 구성원의 존엄성을 모욕하고, 포용의 공공선을 공격하도록 의도된 방법이라는 사실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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