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대학생 선배의 조언…대구교대 차보배

  • 이효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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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7 08:08  |  수정 2017-04-17 08:08  |  발행일 2017-04-17 제15면
공부할 때 말하기·듣기·쓰기 동시 활용…“잡생각 들어올 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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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대에 재학중인 차보배씨가 교정에서 자신의 고교시절 교재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책을 펼치면 어느새 딴생각이 나 공부를 못 하겠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공부를 하고자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들려줄 대학생이 있어 소개한다. 주인공은 대구교대 초등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차보배씨다. 그는 “문제집과 연습장, 연필만 갖고 무작정 공부하려고 하면 집중력은 흐트러지기 일쑤”라면서 “공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내게 그 비법이 있다”고 말했다.

◆선생님처럼 수업하듯 공부

“보배야, 너 방에서 누구랑 싸우니?” 고등학교 시절, 차씨가 방에 들어가 공부를 할 때면 부모님이 노크를 하며 이렇게 물었다. 차씨는 ‘중얼중얼’ 말하면서 공부하는 습관이 있다. 그냥 외울 것을 나지막이 중얼대는 수준이 아니다. 소위, ‘선생님 따라 설명하기’ 공부법이다.

“선생님이 수업 때 했던 개념 설명이나 이해를 돕기 위해 곁들였던 예시를 말로 하면서 공부해요. 당시 수업 분위기를 떠올리며 선생님 말투까지 따라 하면서 마치 누군가를 가르치듯 한답니다. 재밌었던 농담도 말로 해보면서 혼자 까르르 웃을 때도 있어요. (웃음) 이렇게 말로 하면서 오른손으로는 연필로 (외울 것을) 빠르게 휘갈기다 보면 어느새 암기도 되고요.”


선생님 말투 따라하기
수업 분위기 떠올리며 큰소리로 설명
읽거나 적는 것보다 기억에 오래남아

핵심 개념만 쓰기
노트필기 집착하면 선생님 설명 놓쳐
아무렇게나 써놓고 쉴때 옮겨 적어야

미니 인덱스카드 만들기
아는 영단어·안외워지는 영단어 구분
어디서든 보기 쉽고 시간단축 효과도



이러한 공부법의 장점은 첫째,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책에 적힌 내용을 따라가면서 눈으로 읽고 이해하며 적는다. 눈으로만 읽는 학생들도 허다하다. 잡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차씨의 공부법을 따라해보면 말하기, 듣기, 쓰기를 함께 하게 된다.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쓰니까 공부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게 차씨의 설명이다.

차씨는 수험생활 때 집중이 안 돼 고민한 일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학원, 독서실 경험 없이 학교 수업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했고, 목표한 대학에 들어갔다. 학원을 끊어놓고 1~2주 시도했다가 다시 독학으로 돌아왔다. 그는 홀로 방에 앉아 공부할 때 마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말하면서 공부해보세요. 도저히 딴생각을 할 수 없을걸요.” 차씨는 수험생들에게 공부할 때 읽기만 하는지 아니면 계속 적기만 하는지 한번 파악해 볼 것을 주문했다.

◆필기에 목숨 걸지 마라

여학생들은 깨끗하게 필기하는 것에 집착하는 경우가 적잖다. 차씨는 수업시간 중 필기 때문에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집중해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수업시간엔 펜으로 핵심적인 개념만 필기해요. 나머지 개념 이해를 돕는 예시나 그림 등은 연습장에 연필로 아무렇게나 써놓아요. 그런 다음, 쉬는 시간에 다시 연필로 연습장에 적힌 내용을 교재에 깔끔하게 옮겨 씁니다.” 이렇게 하면 필기하느라 놓치는 설명이 없어 좋고, 배운 내용을 다시 적어보면서 자연스레 복습이 된다.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풀 땐 모르는 문제를 발견하는 데 집중했다. 문제를 풀면서 확실하게 아는 것은 넘어가고, 조금이라도 아리송하거나 개운치 못한 부분이 있으면 문제 번호 옆에 V자를 표시해뒀다. 채점 후 오답을 정리할 때 이런 문제들도 다시 한번 검토했다. 비록 정답을 맞혔더라도 다시 확인하면서 부족한 개념을 다질 수 있었다. 그는 “맞힌 문제 중에 얼떨결에 맞힌 것이나 확신이 없는 문제가 몇 개씩 있었어요. 이런 문제를 찾아내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세요. 아깝게 틀리는 문제들이 많이 줄어들 겁니다.”

◆나만의 미니 인덱스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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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는 인터뷰 중 가방에서 손가락 길이보다 폭이 짧은 인덱스 카드를 꺼냈다. 종이 한 장에 영어단어 한 개가 적혀있고, 뒷면엔 뜻이 쓰여있었다. 영어단어 암기가 어려웠다는 그는 자투리시간에 인덱스 카드를 넘기며 단어를 외웠다고 했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 어디서든 보기 용이했다. “카드를 두 묶음으로 나눴어요. 하나는 아는 단어, 다른 하나는 죽어도 잘 안 외워지는 단어로요. 한 단어를 외우면 그 종이는 아는 단어가 적힌 단어장으로 옮겨 묶어놨어요. 모르는 단어만 계속 보니까 시간 단축이 돼서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차씨는 잠이 많아 고생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늘 잠이 부족했고, 어떨 땐 많이 잤지만, 잔 만큼 피로가 풀리는 것도 아니어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 주는 5시간, 다음 한 주는 6시간 등 수면시간을 달리해 보며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이 7시간이라면 한 시간 더 자는 것이 컨디션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공부하면서 스스로에게 보상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토요일 오후 시간에는 스스로를 입시에서 해방시켰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가거나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도 봤다. 그만큼 보상해주면 또다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책상에 앉으면 자고 싶고, 자려고 누우면 공부 생각이 나는 학생들이 많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자.”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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