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펀드 모금” 안철수 “일부 후불제” 홍준표 “당사 담보대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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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9   |  발행일 2017-04-19 제5면   |  수정 2017-04-19
선거자금 확보 막오른 ‘錢의 전쟁’
유세차량·홍보 등 막대한 비용
文·安·洪 440억∼500억원 편성
득표율 10% 넘어야 ‘국비 보전’
劉, 자전거 유세 등 고효율 전략
20170419

제19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전(錢)의 전쟁’ 즉 선거자금 경쟁도 치열하다. 대선에는 조직 운영과 광고·홍보, 유세 차량 등에서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금력도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후보들 간 지지율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선거비용제한액(1인당 509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두 후보에 밀리지 않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100억원 수준을 예상하며 ‘저비용 고효율’ 선거를 표방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선거비용을 최대한 낮게 잡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비 전액 보전을 위한 득표율 기준을 15%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효 투표 가운데 15%를 가져와야 선거비를 국비로 모두 보전받을 수 있다. 10~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50%를 보전받는다.

문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 들어갈 비용을 470억원 내외로 잡고 선거자금을 마련 중이다. 당비와 선거보조금(국비지원), 은행융자에 국민모금으로 선거자금을 마련하고자 출시한 ‘국민주 문재인 펀드’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 캠프는 ‘문재인 펀드’로 선거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5년 전 대선에서 ‘문재인 펀드’와 같은 형태의 ‘담쟁이 펀드’로 300억원을 모금한 바 있는 문 후보 측은 5년 전보다 당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더 많은 모금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법정한도에 가까운 500억원 가량을 이미 확보했다. 선거보조금 120억원에 시·도 당사를 담보로 250억원을 대출받았다. 여기에 당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원 130억원까지 더하면 총 500억원이다. 한국당은 벌써 유세 차량·선거사무원·홍보 포스터 등 법정선거비용에만 200억원 가량을 썼다. 선거사무원 80억원, 벽보와 홍보 포스터 등에도 44억원이 지출됐다. 앞으로 언론과 포털사이트에 게재하는 광고비도 약 70억∼8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TV 찬조연설 12번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 일각에서는 아직 10%를 넘지 못하는 지지율로 비용 보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홍 후보 측은 무조건 15%를 넘는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창당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아 조직과 자금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보다는 훨씬 부족하다. 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올라 자금 융통이 수월한 편이다. 돈을 많이 쓰더라도 나중에 국고 보전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측은 선거홍보·유세 차량 등 큰돈이 들어가는 계약도 사후 보전을 고려해 일단 비용의 일부만 먼저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은행 대출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후문이다. 안 후보 측은 이번 대선 비용을 440~450억원 선으로 잡고 있다. 맞상대인 문 후보 측의 당세가 훨씬 크지만 물량면에서는 밀리지 않겠다는 태세다. 자금 충당은 86억원의 선거보조금에 후보 개인 후원금을 더하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을 받아 해결하기로 했다. 대선 펀드는 논의 끝에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국민의당처럼 신생 정당인 데다 지지율이 높지 않아 선거비용 보전을 받을 가능성이 불투명한 처지다. 선거보조금(63억원)과 후원금에 후보 개인 재산까지 총동원할 계획이지만 총예산이 100억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세차량 역시 중앙당 1대, 전국 시·도당별 1대로 총 17대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세차량 대신 당 유니폼을 입은 선거사무원들이 줄지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자전거 유세’을 운영해 일반 유세차가 다니지 못하는 골목골목을 누빌 계획이다. 유급 선거사무원 중심으로 하던 지역별 선거운동도 무급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편성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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