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칼빈슨號…트럼프식 北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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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0


군사옵션 공언 속 ‘전략적 모호’

北 느낄 공포 극대화 노리는 듯

한반도 반대로 향한 칼빈슨호

기수 되돌려 이르면 25일 도착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직선 코스를 택하지 않고 빙 둘러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상대로 군사옵션을 테이블에 올려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도 실제로는 군사적 조치는 후순위에 두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는 것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현재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으며 한반도 해역에는 다음 주쯤에야 도착할 예정이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도착 시점은 오는 25일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외신 보도로 알려진 칼빈슨호의 이동 경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외신은 지난 9일 미 태평양사령부를 인용해 칼빈슨호가 싱가포르를 떠나 호주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칼빈슨호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태양절’ 당일인 15일에도 한반도와는 한참 떨어진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여러 차례 내놓은 고강도 수사(修辭)와는 달리 한반도에서 군사옵션을 꺼내 들 가능성은 작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정책에서 군사옵션은 후순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끌어들여 북한에 대한 정치·경제적 압박 강도를 높이되 군사옵션은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북정책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옵션을 후순위에 두기로 한 것은 북한이 시리아와는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언함과 동시에 군사옵션을 사용할 조건은 모호하게 남겨 둠으로써 북한이 느낄 두려움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전략은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불필요하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한미 양국과 북한이 한순간의 오판으로 급격히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우리 정부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