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전 막판에 또 도지는 구태 망국병들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2017-04-20

헌정 사상 첫 대통령 보궐선거의 유세전에서 주요 후보 진영이 지역감정 조장 등 구태를 드러내고 있다. 선거 때마다 동원되는 구태는 지역감정 조장뿐 아니라 상대후보에 대한 막말 인신공격, 실현가능성·구체성이 부족한 말잔치 공약 등 적지 않다. 선거전이 막판으로 접어들자 빨리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런 비신사적 꼼수는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안철수 후보측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전북 전주 지원유세와 18일 전남 화순 유세에서 문재인 후보를 겨냥, 전북인사 차별론과 호남 홀대론을 폈다. 이에 민주당과 바른정당에서 ‘지역감정 조장’이라며 강도 높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역감정 조장은 무엇보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나라를 망치는 중대한 행위다. 과거에는 일부 후보가 정치적으로 이용해 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절대로 되풀이해서는 안되는 구태다.

상대후보나 후보진영에 대한 막말도 도를 넘고 있다. ‘안찍박’(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 노릇한다)이나 ‘문찍김’(문재인을 찍으면 김정은이 통치한다), ‘박지원은 안철수의 상왕, 제2의 최순실’ 등등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여기저기서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선거에서는 돈은 묶고 말은 풀어라’고 했듯이 후보진영이 자유롭게 설전을 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후보 간 정책공약이나 인물검증 문제에 대한 토론·설전보다는 이런 근거없는 인신공격성 비아냥에 매달리고 있어 문제다.

주요 후보들의 지역별 공약도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이 부족하고, 서로 중복되는 등 허점투성이다. 해당 지자체와 실현방법에 대한 충분한 협의나 검토도 없이 즉흥적으로 말잔치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연간 수조원의 재원이 드는 아동수당·기초연금 등의 복지수당 확대 공약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포퓰리즘이다.

이번 5·9 장미대선은 역대 대통령 선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과거처럼 영남·호남의 몰표 대결구도가 없어 다행이다. 보수와 진보 간 양자 대결구도도 아니며, 수도이전(2002년)·대운하건설(2007년)과 같은 대형이슈도 없다. 출마후보들의 캐릭터나 면면도 대통령병에 걸린 정치인들 일색이던 이전보다 나아 보인다. 그래서 국민은 장미대선이라는 별칭처럼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도 강하다. 19일 남은 대선전, 망국병을 떨치고 구태를 쇄신하는 올바른 선거전을 기대한다.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