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문화가 보이지 않는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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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0

조진범 문화부장
오는 5월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장미대선’이라고 부른다. 장미꽃이 만개하는 계절에 실시되는 선거라서 그렇게 표현한다. 계절의 흐름을 잘 포착한 라벨이다. 대선의 속성과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이름이라 더욱 재미가 있다. 대선은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살벌한 게임이다. ‘승자 독식주의’다. 권력 분산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대선과는 상관이 없다.

어쨌든 장미대선이 주는 어감 자체는 꽤나 근사하다. 뭔가 기분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장미대선이라는 용어를 자꾸 거론하는 이유는 ‘문화’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는 문화선거 같은 느낌을 주는데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유머나 위트 대신 날선 용어로 서로를 비방하는 비문화적인 언행은 말할 것도 없고, 후보들의 문화 공약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 정책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박근혜정부는 ‘문화융성’을 앞세웠지만, 정작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했다.

대선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 문화라는 단어를 잘 찾아볼 수 없다. 일부 후보가 문화국가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이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문화보다 일자리, 안보, 사회안전망 등의 공약을 강조했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이고 문화 강국이 진정한 선진국이라며 입에 거품을 물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다. 그랬던 문화가 장미대선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이해못할 일은 아니다. 여전히 ‘살기 어렵다’고 난리다. 문화 ‘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어디 있느냐며 힐난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문화의 힘’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지만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문화의 요소들이 계속 쌓이면 어느새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박근혜정부의 ‘문화융성’을 한번 살펴보자.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잘못된 게 아니다. 박근혜정부는 문화융성에 대해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돼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본 원리로 작동하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루며,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고 발표했다. 틀린 말이 없다. 문제는 집행이었다. 문화융성의 주체가 비선실세였고, 혜택도 비선실세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면서 결국 대통령이 탄핵됐다.

장미대선은 5자 구도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5명 후보들의 문화예술 공약의 큰 틀은 블랙리스트와 관련이 있다.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로 모아진다. 홍 후보만이 정권의 정체성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원과 간섭의 문제는 이미 1997년부터 거론됐다.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문화예술공약을 제시한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유일하다. 문 후보의 공약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별개다. 문 후보의 공약도 풍성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머지 후보들은 아예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문화공약을 비교할 수 없다. 문화에 대해 어떤 ‘방향’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문화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화예술계 일부 단체에서 후보들에게 구체적인 공약을 제안하는 상황이다. 문화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적극적인 고민을 바란다. 그리고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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