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동전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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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1

500원짜리 지폐
500원짜리가 지폐로 나온 적이 있다. 1973년 9월1일 처음으로 찍어낸 500원짜리 지폐의 위력은 꽤 셌다. 자장면 두 그릇 값을 지불하고도 잔돈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 국보 1호인 숭례문 그림이 들어있는 이 지폐의 당당하던 위상은 올라가는 물가와 반대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1982년에는 결국 동전으로 전락했다.

한국은행은 어제(20일)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현금 거래 후의 거스름 돈은 동전 대신 교통카드(T머니, 캐시비)나 멤버십 카드(신한FAN, 하나머니, 네이버페이, L.Point, SSG머니)에 넣어준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편의점 △CU(1만1천300여개) △세븐일레븐(8천800여개) △위드미(2천여개)와 대형유통업체 △이마트(150여개) △롯데마트(800여개) 등 전국 2만3천50여개 매장이 참여하고 있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지금은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잔돈 적립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계좌 입금방식이 적용돼야 제대로 된 동전 없는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시범사업으로 계좌입금도 추진하고 2020년까지 대상 사업장을 약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누구를 위한 동전 없는 사회인가. 사회적 비용 운운하지만 국민을 우선으로 한 정책은 아닌 것 같다. 온 국민이 교통카드를 따로 사야하는 지경으로 몰리면 이것도 국민 부담이다. 결국 한국은행·조폐공사와 정부만 이득”이라고 꼬집은 네티즌은 “선진국일수록 동전 유통이 잘된다”고 강조했다. 또 마트 카트에 넣는 100원, 커피자판기 100원, 봉투 값은 어떡하나.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전에 카드를 어디서나 쓸 수 있게 인프라부터 더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매년 동전 제조비용은 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작년에는 537억원이다.

한 네티즌은 “이거 정말 원하던 정책이다. 동전 제조비용 아껴 그 돈을 취약계층에 지원하면 좋겠다”며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카드와 사이버머니 세상에서 동전은 주머니 속 천덕꾸러기 신세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8천개만 발행된 500원짜리가 경매시장서 100만원 넘게 거래되는 등 수집가에게만 매력적으로 비칠 뿐이다. 동전 없는 사회가 돈에 대한 소중한 인식마저 없애버릴까 걱정이다.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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