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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의 電影雜感 (전영잡감)] 최진성 감독의 ‘더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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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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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선 ‘숫자’ 속 미스터리를 풀다

‘더 플랜’의 스틸.
‘더 플랜’의 포스터.
‘더 플랜’을 연출한 최진성 감독(왼쪽)과 제작자 김어준.
박근혜 당선에 의문 품은 김어준 제작
4년 동안 자료 모아 객관적 데이터 도출
4개월 科·數·통계로 전문가 증명 과정
다양한 CG·시뮬레이션으로 재미 더해

1만6000여명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장미대선’ 앞두고 많은 시민 공유 목적
20일 개봉 전 14일 유튜브서 공개 화제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최진성 감독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이 인용돼 구속 기소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가지게 되었다. 부끄러운 역사가 될 것이지만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때문에 오는 12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가 5월로 당겨지면서 이른바 ‘장미대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원하고 있다. 며칠 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한 편의 영화가 이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스터리 추적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더 플랜’은 극장 개봉일(4월20일) 전인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사전 공개됐다. 정식 개봉도 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푸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장미대선’ 전에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자 한 제작진의 의도 때문이다. 이 영화는 후원자 1만6천여 명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약 20억2천400만원을 모아 후원한 ‘프로젝트 부(不)’가 만들고 있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작품이다. 숱한 의혹을 남겼던 지난 18대 대선의 충격적인 비밀을 파헤쳤다.

문재인이 아닌 박근혜가 당선된 투표 결과에 의문을 품은 제작자 김어준은 당시 언론을 통해 발표된 숫자들을 바탕으로 무려 4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단순히 제기된 의문과 음모를 추적하는 것이 아닌 확실히 시각화할 수 있는 숫자를 분석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도출해 18대 대선에 활용됐던 전자개표기의 오류를 하나하나 밝혀 ‘조작’ 가능성을 숫자로 증명해낸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가지고 4개월 동안 한국·미국·캐나다·유럽을 넘나들며 30명이 넘는 수학자, 컴퓨터 공학자, 통계학자, 변호사, 해커 등을 인터뷰해 18대 대선이 남긴 숫자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밝혀낸다. 수많은 인터뷰이들은 제작진이 내민 데이터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숫자”라거나 “중앙에서 컨트롤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숫자” “선거 결과를 재확인할 때는 절대 컴퓨터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모은다. 일반인에게 다소 어려운 해킹 시스템이나 통계 이야기를 다양한 CG와 해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쉽게 전달할 뿐 아니라 영화적인 재미도 잃지 않는다.

“세금을 내는 측면에서 우리들은 소비자다. 광장에서 촛불을 든다는 것은 특수한 케이스이지만 소비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선거”라며 국민들의 투표 참여는 물론 개표 역시 중요한 일이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장미대선’을 앞둔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두드린다.

영화는 시종 정확한 통계적 수치와 그것이 왜 사람의 개입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수치인지만을 보여준다. 제작자인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시사 프로의 PD가 한 시상식장에서 “김어준이라는 재야의 한 음모론자를 지상파라는 양지로 끌어내서 정통 언론인으로 만들었다”는 수상 소감을 말할 정도로 지독한 음모론자로 알려져 왔다. 그런 대중들의 인식을 의식했는지 이번엔 강박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팩트에 집착한다. 음모론과 합리적 의심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 MBC 해직기자 출신 박성제 쿠르베 대표가 자신의 SNS에 “팩트를 꼼꼼하고 정확히 해석해낸 다음 은폐된 규칙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가설을 세운 뒤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가설을 증명해냈다”며 “충격적”이라는 소감을 밝힌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더 플랜’을 연출한 최진성 감독은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낯설겠지만 독립영화계에선 이미 스타감독이었다. 2001년 박정희 신화에 사로잡힌 꼴통 우익들을 그린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로 일찌감치 ‘한국의 마이클 무어’라 불렸던 최 감독은 이후 이라크전쟁 파병을 다룬 ‘누구를 위하여 총을 울리나’(2002), 국가보안법의 허상을 일깨우는 ‘캐치 미 이프 유 캔’(2004), 4대강 공사 현장을 담은 ‘저수지의 개들’(2011),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다룬 ‘Jam Docu 강정’(2011) 등 그간 한국사회에서 벌어졌던 여러 정치 사회적인 이슈들을 자신만의 경쾌한 화법으로 카메라에 담아왔다. 최근엔 SM 소속 아이돌들을 그린 상업 다큐멘터리 ‘I AM.’(2012)과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호평 받았던 첫 장편 극영화 ‘소녀’(2013)를 만들어왔다.

제작자 김어준은 1998년 인터넷 뉴미디어의 선구자라 할 ‘딴지일보’를 창간해 종신총수로 있다. B급 유희정신으로 수많은 팬덤들을 생산하며 한때 포털사이트 야후가 8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인수 제의를 하기도 했다(제의를 거부한 이유를 김 총수는 “나중에 8조원짜리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단다). 침체기를 거쳐 2011년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를 한데 모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만들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지금과 같은 팟캐스트 전성시대의 시조새 격인 인물이다. 이 무렵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 진행한 대담을 엮은 ‘닥치고 정치’도 공전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지금은 한겨레TV ‘파파이스’ 진행자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공장장으로 ‘나는 꼼수다’의 인기와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장미대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이 뜨거운 영화가 일으킬 파장이 자못 궁금하다. 영화 제작 당시 매우 불성실한 취재 비협조로 일관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 혹은 관람평은 어떠할는지, 이 모든 일을 꾸민 기획자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는지, 김 총수가 펴낸 어느 책 제목을 그대로 돌려서 말하자면 그저 건투를, 건투를 빈다. 독립영화감독, 물레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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