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개국 동시 방영…드라마, 판이 커졌다

  • 강주아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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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4   |  발행일 2017-04-24 제24면   |  수정 2017-04-24
넷플릭스·드라마피버·아마존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적극 투자
네이버·카카오도 OTT 시장 진출
콘텐츠 홍수 시대 돌파구 될지 주목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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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드라마로 제작 예정인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아마존을 통해 선보이는 ‘아이돌마스터.KR-꿈을 드림’, 드라마피버가 투자한 OCN의 ‘애타는 로맨스’, 넷플릭스가 기획 중인 드라마 ‘킹덤’을 집필하는 김은희 작가(왼쪽부터), 맨 위는 넷플릭스에 동시방영 중인 JTBC의 ‘맨투맨’. <넷플릭스·아마존·OCN·JTBC 제공>

콘텐츠 홍수 시대다. 각종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온갖 종류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드라마다. 한 해 100편이 넘는 드라마가 제작되고 방송되고 있다. 일각에선 콘텐츠 과잉이라며 울상 짓지만 여전히 한편에선 제작에 여념이 없다. 드라마만 한 수익성을 보장하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최근 SBS는 저녁 일일극 폐지를 결정했다. 지상파 광고 시장 축소와 제작비 증가 등 국내외 방송환경의 급변에 따른 결정이다. SBS는 “프로그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송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1995년부터 방송돼 온 SBS 저녁 일일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SBS의 상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바일, 인터넷 등 TV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시청률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근래 30%를 넘어선 미니시리즈는 지난해 종영한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방송사와 제작사는 드라마에 희망을 건다. 드라마의 광고 수익구조가 예능보다 안정적이고, 극 속에 PPL(간접광고)과 협찬 광고를 녹여 내거나 국내외 유통수익, OST 수익 등 부가사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방송사마다 드라마에 사활을 걸고 편성에 목을 매고 있다.

최근 영화채널 OCN은 월화드라마를 신설했다. 첫드라마는 ‘애타는 로맨스’다. 그간 무거운 장르물에만 집중했던 OCN은 “다양한 시청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로맨스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줄곧 장르물에 집중하다 보니 여성보다는 남성 시청자들의 유입이 강했고, 그로 인해 광고 실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불어 장르물 특성상 PPL을 적극 담아내기 힘들었다는 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OCN은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다양한 색깔의 드라마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JTBC와 tvN 역시 드라마 편성시간대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을 목표로 논의 중이라고 전해져 눈길을 끈다.

익명을 요구한 지상파의 한 드라마 PD는 “말 그대로 박 터지는 상황이다. 지상파 3파전이 CJ E&M의 합류로 4파전이 됐고, 최근 JTBC가 들어오며 5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만 아웅다웅하기보다는 눈을 세계로 돌리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좀 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사는 희망을 걸고 드라마에 매진하지만 일본 내 한류드라마 시장은 하향세고, 중국 길은 막힌 지 오래다. 시선을 아시아에 국한하지 말고 세계를 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런 의미에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피버(DramaFever)의 국내 상륙이 국내 드라마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네이버TV, 카카오TV 등 국내 포털사이트 역시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OTT 시장은 한국 드라마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재 190여개 국가에 9천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기획 중인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는 두 편이다. 인기 만화가 천계영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드라마화에 이어 8부작 조선시대 좀비물 ‘킹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킹덤’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의 조합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피버는 현재 OCN에서 방송 중인 ‘애타는 로맨스’에 투자한 데 이어 사전제작 드라마 ‘모히또’에도 투자를 준비 중이다.

세계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역시 한국 제작사 IMX와 손잡고 ‘아이돌마스터.KR-꿈을 드림’을 선보인다. 일본의 유명 게임을 원안으로 삼은 이 드라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타고 200개국에서 선보일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지켜본 이후 향후 투자를 적극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업체들은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지 않는다. 한국적 드라마 제작방식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를 모색한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가 아닌 JTBC ‘맨투맨’(21일 첫 방송)을 동시 방영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투자에만 기대지 말고 스스로 돌파구를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세계 무대에서 통할 만한 장르와 소재를 준비하고, 기존 60분물에서 벗어나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40분물로 제작하려는 흐름도 읽힌다. 또한 완성도를 높여 사전제작하고, 모바일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미리 대중의 평가를 받는 등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부활하기를 마냥 기대하기보다는 넓은 유통망을 가진 서양 자본과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제작사와 방송사들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좀 더 다양한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아 객원기자 dalsuk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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