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전격적인 사드장비 반입이 이뤄진 26일 성주골프장에 사드발사대가 설치돼 있다. 발사대와 사격레이더는 내달 시험가동을 거쳐 연내 본격 운용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인 레이더와 발사대 등을 성주골프장(옛 롯데스카이힐 성주CC)에 전격 반입 배치했다. 지난달 6일 미국으로부터 사드 발사대 2기를 들여온 지 51일 만이며, 지난 20일 주한미군에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공여하는 절차를 마무리한 지 일주일 만이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주한미군이 속전속결로 배치에 나서면서 대통령선거 이후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4시43분부터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장비 반입에는 군용 트레일러와 트럭 등 20여대가 동원됐다. 레이더, 요격미사일, 차량형 교전통제소, 발전기, 냉각기 등 사드 포대 운용에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가 옮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사대의 경우 총 6기 중 2기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와 사격레이더는 내달 시험가동을 거친 뒤 연내 본격 운용될 전망이다. 사드 운용은 주한 미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맡을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며,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일부 전력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연내에 완전한 사드체계 작전운용능력을 구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습적으로 이뤄진 사드 장비 이송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 간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이 끝날 즈음 ‘오늘(26일) 중 사드 배치’라는 뉴스 속보가 나오자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과 종교인 등이 긴급히 마을회관에 모였다. 몇몇 주민은 차량을 도로 위에 주차시켜 놓고 길을 막았다. 경찰은 80개 중대 1만여명을 투입해 주민을 한쪽으로 몰아넣은 채 도로 위에 주차된 차량을 견인하고 통로를 확보했다. 이후 오전 3시40분부터 도로 위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민 등 1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미군의 사드 전격 배치는 대선가도의 각 후보진영 간 논쟁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요 5당 대선후보들은 사드와 북한 핵문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으며, 이날 사드 장비 반입 직후에도 이를 받아들인다는 논평에서부터 ‘원천 무효’까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성주=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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