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공백 틈타…사드 한밤 기습배치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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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7   |  발행일 2017-04-27 제1면   |  수정 2017-04-27
美, 레이더·발사대 전격 반입…환경영향평가 前 강행 ‘논란’
대선 후 변수 사전 제거 포석…주민-경찰 충돌 부상자 속출
20170427
주한미군의 전격적인 사드장비 반입이 이뤄진 26일 성주골프장에 사드발사대가 설치돼 있다. 발사대와 사격레이더는 내달 시험가동을 거쳐 연내 본격 운용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인 레이더와 발사대 등을 성주골프장(옛 롯데스카이힐 성주CC)에 전격 반입 배치했다. 지난달 6일 미국으로부터 사드 발사대 2기를 들여온 지 51일 만이며, 지난 20일 주한미군에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공여하는 절차를 마무리한 지 일주일 만이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주한미군이 속전속결로 배치에 나서면서 대통령선거 이후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4시43분부터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장비 반입에는 군용 트레일러와 트럭 등 20여대가 동원됐다. 레이더, 요격미사일, 차량형 교전통제소, 발전기, 냉각기 등 사드 포대 운용에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가 옮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사대의 경우 총 6기 중 2기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와 사격레이더는 내달 시험가동을 거친 뒤 연내 본격 운용될 전망이다. 사드 운용은 주한 미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맡을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며,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일부 전력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연내에 완전한 사드체계 작전운용능력을 구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습적으로 이뤄진 사드 장비 이송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 간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이 끝날 즈음 ‘오늘(26일) 중 사드 배치’라는 뉴스 속보가 나오자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과 종교인 등이 긴급히 마을회관에 모였다. 몇몇 주민은 차량을 도로 위에 주차시켜 놓고 길을 막았다. 경찰은 80개 중대 1만여명을 투입해 주민을 한쪽으로 몰아넣은 채 도로 위에 주차된 차량을 견인하고 통로를 확보했다. 이후 오전 3시40분부터 도로 위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민 등 1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미군의 사드 전격 배치는 대선가도의 각 후보진영 간 논쟁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요 5당 대선후보들은 사드와 북한 핵문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으며, 이날 사드 장비 반입 직후에도 이를 받아들인다는 논평에서부터 ‘원천 무효’까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성주=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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