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日 벤처기업 ‘생선 바보’수산업 혁신 프로젝트 주목…소비자·어민 만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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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7 07:44  |  수정 2017-04-27 07:44  |  발행일 2017-04-27 제16면
해산물 소비 감소하자 변화 시도
IT기반 생산판매 시스템 도입
자체 유통 서비스 구축해 직거래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日 벤처기업 ‘생선 바보’수산업 혁신 프로젝트 주목…소비자·어민 만족도 높아
생선가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의 ‘사카나밧카’ 매장 모습. <출처 : BASE>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日 벤처기업 ‘생선 바보’수산업 혁신 프로젝트 주목…소비자·어민 만족도 높아
윤경훈<경북PRIDE상품 일본 해외시장 조사원·일본 류츠케이자 대학 조교수>

현재 일본에서 생산된 해산물에 대한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가공·유통 단계에 대한 생산자의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공 및 유통 과정을 주로 도매상에게 일임하다 보니, 결국 대중적인 해산물만 유통·가공되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해산물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해산물에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기존 수산업 분야의 생산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극복하고 기존의 상식을 깨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고 어민들의 수익 창출에도 공헌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후디슨’이라는 벤처기업이 운영하는 ‘sakanabacca’(사카나밧카·생선 바보)라는 생선 소매 가게이다. 이 가게는 생선 가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부터 고급 일식집을 연상케 하는 직원들의 유니폼, 실험실 같은 유리벽 너머에서 이루어지는 생선 해부 쇼로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도들도 획기적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들의 수산업 재생 지원 전략은 더욱 놀랍다.

첫째 ‘사카나밧카’의 점포는 IT를 기반으로 생산판매관리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 운영하고 있다. 후디슨은 ‘생선 포치’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오전 3시까지 생선을 주문하면 1마리의 주문이라도 당일 오후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음식점 납품 주문의 경우, 매일 산지에서 잡은 생선의 데이터를 정리하여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품목은 1천여 종이며 스마트폰 등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전국 40개소 이상의 어협이 판매자로, 5천개의 음식점이 구매자로 등록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둘째 ‘사카나밧카’의 점포는 집하에서 물류·소비에 이르기까지 자체 유통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의 대표 야마모토 도오루씨는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전국 각 지역의 어민들과 직접 만나 유통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중간 마진이 착취 당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지금까지 일본 국내 수산물산업은 도매점에서 생선을 대량 구매하여 소매점에 판매하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어민들은 도매상이 부르는 가격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사카나밧카’는 이런 유통경로의 성벽을 부수어 산지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성사시켰다.

셋째 ‘사카나밧카’는 수산물을 이용한 식문화의 확산을 위해 생선 가게의 디자인에서부터 매장 체험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기존의 생선 비린내가 풍기는 올드한 이미지의 생선가게가 아니라, 젊은 여자 고객들이 기분좋게 왕래할 수 있는 세련되고 정감가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판매 방법에서도 제철 생선의 정보에서부터 조리 방법까지 알려주며, 고객과 소통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체인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30년 이상 가동한 일본 수산업구조는 사실상 오래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었다. 일본 수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타개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카나밧카’는 수산업에 있어서 각각의 현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IT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잠재적인 욕구까지 파악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어민들은 자신이 잡아 올린 생선이 ‘사카나밧카’의 세련된 공간에서 판매되는 것을 보며, 이런 곳이 있다면 힘들어도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사카나밧카’야말로 자신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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