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불 없는 봄 보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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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7   |  발행일 2017-04-27 제29면   |  수정 2017-04-27
20170427
이황진 대구서부소방서장

요즘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발생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성기후의 영향으로 늦겨울과 봄철의 산림내 상대 습도가 낮다. 이때문에 바싹 마른 낙엽과 건초 등에 산불발생위험도가 매우 높다. 산불발생으로 연평균 1천400여㏊나 되는 산림이 훼손되며, 그 속에 공존하던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극단적이며 파괴적이라 할 수 있어 생물종의 다양성도 급격하게 감소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3년간 봄철기간(3~5월) 중 야외와 산·들불화재는 67건으로, 전체 화재건수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서부소방서는 지난 3월1일부터 오는 5월31일까지 계획된 봄철 화재예방대책 특별기간에 산불 등 화재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불의 90%가 봄철인 3~5월에 집중되고 있는데에는 해빙기가 끝나면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이상기온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주 원인은 무엇보다 실화와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53% 이상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인을 고려한다면 산불 없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산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과 그에 따른 예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불의 원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입산자의 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산불 조심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소방이나 산림청 등 관계기관이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과 자기 자신은 산불 피해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언제 커질지 모르는 숨은 불씨만 키우는 형국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금만 주의하고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예방하고 초기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불예방을 위해서는 산행 전에 입산통제나 등산로 폐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입산 시에는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으며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또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발생의 원인 중에서는 산림인근에서의 농산물 폐기와 논이나 밭두렁 무단소각 등 화재 유발행위를 들 수 있다. 논·밭두렁과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화재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산불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촌지역에서는 산림 인근에서 논·밭두렁과 쓰레기를 태우는 것을 금지해야 하며, 행정기관에선 정확한 정보 전달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주 5일 근무제 시행으로 여가생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등산객의 취사행위나 담뱃불 등 부주의로 산불이 발생된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들의 부주의가 산불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0%이상을 산림이 차지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푸른 산의 맑은 공기가 지속적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산불 예방을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불이 발생된 곳은 자연회복을 유도하는 게 최선이나 무작정 기다린다면 산사태는 물론, 장마 때의 수해 등의 위험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최대한 기존 식생을 식재해 유지를 하면서 산불을 지연시킬 수 있는 방화림을 적절히 식재해야 한다. 산림복원을 단시간내에 끝내려고 하면 오히려 생태교란이 가중될 수 있으니 천천히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불이 나지 않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산불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산불예방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올해는 산불 없는 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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