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의 패션스토리] 올봄 트렌드세터의 필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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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8   |  발행일 2017-04-28 제40면   |  수정 2017-04-28
재킷은 ‘오버’·스니커즈는 ‘화이트’
20170428

올 봄에는 멋진 패션리더가 되고 싶다면 오버 사이즈 재킷과 함께 티셔츠에 브라렛, 그리고 화이트 스니커즈를 신어보면 좋을 듯하다.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스한 햇살에 아우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런 만큼 옷차림에 있어서도 각양각색. 반팔 이너를 입고 다니는 이가 있는 반면 두터운 아우터를 걸치고 다니는 이도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이번 시즌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여성성을 강조하는 란제리룩부터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오버사이즈 재킷과 스니커즈까지. 이처럼 다양한 트렌드 리스트 안에서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골라 멋지게 연출해 보면 어떨까.

◆란제리 룩

그 어떠한 옷보다도 가장 여성스러운 옷이라고 불리는, 여자의 속옷 브래지어가 드디어 외출복으로 활용된 듯하다. 코르셋이 사라지며 현대 여성을 위해 등장한 브래지어는 여성성을 강조한 레이스 장식의 디자인,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 글래머러스한 가슴 연출을 위해 패드가 장착된 일명 ‘뽕 브라’, 최근엔 편안함을 강조하는 와이어리스 브래지어까지 여성의 요구와 시대적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속옷도 패션의 일부분으로 트렌드에 따라 달라져왔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들은 어떻게 하면 볼륨감 있는 가슴 라인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패드가 장착된 불편한 볼륨 업 브라보다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건강을 지켜주는 편안한 디자인의 브라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와이어와 패드가 없는 브라렛이 등장했고, 디자이너들은 이 브라렛을 단숨에 그들의 컬렉션에 사용했다. 속옷의 정체성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비키니처럼 그 자체를 상의처럼 활용하거나 겉옷 위에 레이어드하는 방식으로 선보였다. 홑겹의 시스루 소재를 사용한 펜디와 디올은 본래의 란제리 성격을 잘 풀어내 여성스럽게 연출했고 셀린느는 크로셰 소재의 브래지어 형태의 디테일을 드레스 위에 붙혀 개성 넘치는 감각을 선보였다. 일상생활에서는 브라렛 하나만 입기에 좀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블라우스나 캐주얼한 티셔츠 위에 믹스매치하면 센스 있는 스타일링이 될 테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오버사이즈 재킷

어딘가 모르게 쿨해 보이는 여자들이 있다. 그녀들의 잔상을 잘 살펴보면 익숙하고도 낯선 느낌이 강하다. 여성이지만 어깨가 남는 남성의 아우터를 걸친 느낌. 그것이 그녀들을 쿨해 보이게 한다.


강인하고 도시적인 오버사이즈 숄더
이너 따라 섹시·매니시룩 다양한 변신
어깨너비는 머리폭의 2.5배 넘지 않고
암홀 깊어도 소매너비 넓지 않아야 멋

브라렛을 블라우스·셔츠 위에 믹스매치
여성성 강조 란제리룩 스타일링도 대세
슬립온·하이톱까지 하얀 운동화 필수



오버사이즈 숄더는 이번 시즌 역시 강세다. 심지어 지난 몇 시즌보다 더 대담해진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남자친구의 옷을 입었다기보다는 파워풀한 여성상을 그려낸 듯한 이번 2017 S/S 오버사이즈 재킷은 아마 올해 들어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인 페미니즘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강인하고도 도시적인 느낌의 오버사이즈 숄더 아이템은 두 가지 디자인으로 나뉜다. 풍성한 실루엣의 재킷 안으로 잘록한 허리, 매끈한 다리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너 아이템과 매치해 섹시한 무드를 연출할 것인가. 아니면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일자로 뚝 떨어지는 오버사이즈 재킷에 팬츠를 매치해 매니시룩을 연출할 것인가. 셀린느는 톤 다운된 컬러의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재킷과 동일한 컬러의 팬츠로 매니시한 슈트를 선보였다. 차분한 도시 여성을 연상시키며 디테일 없는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로 도시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하지만 팬츠 아래로 살며시 나온 러플 디테일로 여성성을 잃지 않는 노력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섬유를 연구한 질 샌더는 원단에서 주는 느낌을 잘 살려 모던한 디자인의 오버사이즈 재킷을 내놓았고 글래머러스하면서도 보헤미안 룩을 주로 선보이는 이자벨 마랑은 브랜드의 이미지에 걸맞게 자연스러운 시크함을 보여주었다. DKNY는 잘 재단된 재킷으로 1970년대 뉴욕의 직장 여성을 연상케 하는 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아버지의 옷장에서 막 꺼내 입은 듯하나 왠지 세련되어 보이는 오버사이즈 숄더 재킷은 어깨라인과 소매가 이어지는 암홀과 소매너비가 중요하다. 암홀이 깊더라도 소매너비는 넓지 않아야 멋스럽다. 그리고 어깨너비가 머리 폭의 2.5배를 넘지 않아야 트렌디한 룩을 연출할 수 있으니 기억하자.

◆화이트 스니커즈

티끌 하나 없이 새하얀 운동화가 이번 시즌 트렌드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 정통 스포츠 브랜드에서부터 하이 엔드 브랜드까지,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스포티즘 무드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선보이고 있다. 슬립온을 비롯해 하이톱 운동화까지,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수많은 스니커즈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화이트 스니커즈. 피비 필로가 이끄는 셀린느는 페미닌하며 예술적인 감성이 묻어난 화이트 스니커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화이트 드레스와 앞서 언급한 오버 사이즈 숄더 재킷 슈트와 함께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한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활동성을 강조한 디올의 컬렉션에서는 펜싱슈즈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가벼운 화이트 슬립온을 선보여 이번 시즌 화이트 스니커즈의 강세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뉴욕 출신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은 아디다스와 손잡고 2017 S/S 컬렉션에 84켤레의 스니커즈를 대거 등장시켰고 러시아 출신의 떠오르는 힙스터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는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수페르가와 협업을 진행해 클래식한 스니커즈에 스트리트 감성을 더해 쿨한 화이트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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