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징후, 최장 10년 전에 알 수 있다"

  • 입력 2017-04-28 10:55  |  수정 2017-04-28 10:55  |  발행일 2017-04-28 제1면

녹내장의 징후를 최장 10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첨단 검사법이 개발됐다.
 녹내장은 안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시에 안압을 유지해 주는 눈 속의 체액인 방수(房水)의 배출구가 좁아지면서 안압이 상승, 망막의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시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안과 연구소의 프란체스카 코르데이로 박사는 녹내장 증세가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시작되는 망막 신경절 감광 세포의 손상을 알아낼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이 검사법은 손상으로 죽어가는 망막 감광 세포에만 달라붙어 하얀 점으로 표시해 주는 특수 형광물질을 망막에 주입하는 것이라고 코르데이로 박사는 밝혔다.


 망막의 감광 세포는 안압 상승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학적 성질이 변하면서 지질구조(fatty structure)가 점점 세포 밖으로 밀려 나가는데 세포 밖으로 노출된 이 지질구조에 이 형광물질이 달라붙어 빛을 내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안과의사는 이 형광물질을 망막에 주입한 뒤 하얀 점이 얼마나 나타나는지를 적외선 레이저 검안경으로 관찰하면 녹내장의 징후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녹내장이 실제 나타나기 5~10년에 예측이 가능하다고 코르데이로 박사는 주장했다.


 현재는 녹내장 진단이 내려졌을 땐 이미 시신경에 손상이 발생한 후이다.
 손상된 부분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치료는 안압을 내리게 해 녹내장이 더는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주 초기에 일찍 발견한다면 치료의 성공률은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코르데이로 박사는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은 녹내장 초기 환자 8명과 정상인 8명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녹내장 환자는 녹내장이 없는 사람에 비해 죽어가는 신경절 감광 세포를 보여주는 하얀 점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후 최장 16개월 동안 녹내장의 진행을 지켜본 결과 녹내장이 악화되고 있는 환자는 하얀 점이 점점 더 늘어나고 녹내장이 진행을 멈춘 환자는 하얀 점의 수가 전과 같았다.


 형광물질 주사로 인한 이렇다 할 부작용은 없었다.
 눈은 '뇌의 창(窓)'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검사법은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 진단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코르데이로 박사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뇌과학 전문지 '뇌"(Brain) 최신호(4월 27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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