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불꽃 쏘아올린 경북대 학생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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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9   |  발행일 2017-04-29 제16면   |  수정 2017-04-29
저항의 불꽃 쏘아올린 경북대 학생들
청춘, 시대를 깨우다//여정남기념사업회 경북대학교학생운동사편찬위원회/ 삼천리/ 456쪽/ 2만5천원

대구는 해방 공간에서 단독정부 반대 투쟁에 앞장서며 ‘남조선의 모스크바’로 불렸다. 또 오늘날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야당의 도시’였다. 대구는 5·16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고 유신 체제가 수립되면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로 변해갔고, 지금도 ‘보수의 심장’으로 통한다. 이 책은 배타주의와 패권주의의 도시로 바뀌는 악조건 속에서도 저항의 불꽃을 쏘아올린 경북대 학생들의 기록이다.

1975년 4월9일 박정희 정권은 대법원 사형판결 18시간 만에 여정남 열사를 포함한 ‘인혁당재건위’ 사건 8명을 집단 사형에 처했다. 인혁당재건위 사건은 2007년 1월2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무죄 선고됐다. 2010년 여정남공원이 경북대에 생겼고, 2013년 여정남기념사업회가 창립했다. 이 책은 여정남기념사업회가 편찬위원회를 꾸린 지 5년 만에 완성된 경북대학교 학생운동사이다. 방대한 문헌 자료와 사진, 선언문을 수집하고, 당대 학생운동가들의 구술 증언을 바탕으로 집대성했다. 4·19혁명과 6·3항쟁, 3선개헌 반대 투쟁에 이어 유신과 긴급조치를 거쳐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탄에 맞아 사망하기까지 경북대 학생들의 투쟁을 다루고 있다. 기성 사회질서와 독재 정권에 맞선 지난날 청년 학생들의 삶의 꿈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암울한 시대에도 낭만과 사랑, 우정이 넘치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잘 그려져 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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