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하는 시민이 폭정을 낳는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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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9   |  발행일 2017-04-29 제16면   |  수정 2017-04-29
순응하는 시민이 폭정을 낳는다?
폭정//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열린책들/ 조행복 옮김/ 168쪽/ 1만2천원

이 책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며칠 뒤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했다. 딸 사진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올리던 그는 ‘20세기의 스무가지 교훈’이라는 다소 진지한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후 글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출판했으면 하는 요청이 있었고, 결국 책으로 나왔다.

독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해온 저자는 20세기 역사에서 잊고 싶은 아픈 기억들을 불러낸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지만 가르침을 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저자는 “헌법 제정자들은 고대 철학자들을 따라 자신들이 폭정이라는 이른 악폐를 피하려 애썼다”고 설명한다.

책의 분량은 168쪽으로 두껍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폭정에 대처하는 우리의 적극적인 행동이다. 그는 억압적인 정부에 순응하는 시민은 권력자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고 지적한다. 우리를 보살필 수 있는 제도를 스스로 보호하고, 자유를 위해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매년 선거가 끝나는 곳에서 폭정이 시작된다’는 미국의 격언을 이야기하며 다당제의 지지,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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