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와닿지 않을까…“경제를 알면 보일 거예요”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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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9   |  발행일 2017-04-29 제16면   |  수정 2017-04-29
경영학 박사 4명의 팟캐스트 정리
가계부채, 수출 주도 경제의 비애 등
시사와 관련된 주제 유쾌하게 풀어
왜 와닿지 않을까…“경제를 알면 보일 거예요”
왜 와닿지 않을까…“경제를 알면 보일 거예요”
경박한 시사 경제 톡//김종선 김태균 이창현 진변석 지음/ 팬덤북스/ 244쪽/ 1만3천500원

헌법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시기다. 옆에 있는 사람과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누구나 정치평론가가 되어 한국 정치 문제를 진단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경제는 어떨까. ‘경제는 복잡하고 어려워’ ‘경제는 숫자가 많아서 헷갈려’ ‘경제는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야’ 등 우리는 경제를 바라보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아침에 사 먹는 커피 한 잔에도 경제가 있으며, 웹 사이트에서의 나의 클릭 하나에도 경제가 숨어 있다. 그리고 내 존재 자체가 국가 경제이기도 하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가 경제를 모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경제의 한 축인 자본, 돈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쳐 온 4명의 경영학 박사들이 쓴 책이다. 그들은 세상을 향해 함께 작지만 울림 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팟캐스트에서 ‘세 박사의 경박한 돈푸리 살푸리’라는 이름의 공간을 만들었다. 팟캐스트 방송 100회를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 풀어 놓았던 경제와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정리했다.

책은 경제를 알고 행동으로 옮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한다. 또 실물 경제를 알기 위해 시사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4명의 경제 박사들이 시사 이슈를 통해 통쾌, 경쾌, 유쾌하게 경제를 설명한다. 세부전공이 다른 만큼 저자들은 다양한 경제 주제를 알기 쉽게 이야기했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료와 도표, 통계를 적극 활용했다.

먼저 ‘로스 명품’ ‘할부 마케팅’ ‘PB 브랜드 상품’ ‘저가 스마트폰’ 등 평소 우리가 자주 접하는 사회경제적인 주제가 보인다. 이를테면 ‘로스 명품’이 잘 팔리는 사회의 이면을 파헤치면서 베블런 효과, 스놉 효과, 밴드 왜건 효과와 같은 소비 현상을 쉽게 설명한다. 또 우리가 ‘할부 마케팅’에 쉽게 빠지는 이유를 ‘PAD’라는 마케팅 용어로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온·오프라인 플랫폼’ ‘O2O 서비스’ ‘공유 경제’ ‘전기 자동차’ 등 새롭게 떠오르는 비즈니스 형태를 소개하기도 한다. 언론에 자주 언급되지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비즈니스 형태들을 설명하면서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예측한다.

한편으로 ‘가계 부채’ ‘저출산’ ‘금리 변동’ ‘지하 경제’ ‘사회적 자본’ ‘청년 취업난’ 등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경제 현상들도 다룬다. 이러한 경제 현상들이 발생하는 배경, 문제가 되는 이유와 해결책 등을 여러 통계와 자료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다. 아울러 ‘저유가의 경제 파급 효과와 유가 전망’ ‘수출 주도 경제의 비애’, 한진해운 파산을 다룬 ‘근시안적인 의사 결정은 위험하다’ 등을 통해선 어렵게만 느껴졌던 거시경제와 경제를 대하는 국제적인 안목을 길러 준다. 책은 거시적인 면에서 한 나라의 경제는 홀로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세계 경제는 촘촘하게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세계화와 자유 무역이라는 모토로 자국 경제의 성장을 꾀하던 나라들이 최근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자유 무역을 포기하고 고립 경제를 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억제, 자국 산업 보호 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유럽은 영국의 브렉시트로 혼란스럽고, 중국 역시 저성장과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 이럴 때 우리나라는 종전의 수출 주도의 경제 구조를 전략적으로 재점검할 시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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