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 땅속 가스에 붙은 불 53일째 '활활'

  • 입력 2017-04-29 00:00  |  수정 2017-04-29 09:41
1천500t 이상 누출 추정…포항시 도시 숲 공원 스토리텔링 구상

 "언제 꺼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폐철도 터 도심 숲 공사장에서 분출 가스에 붙은 불이 두 달 가까이 계속 타고 있다.
 공원 용수를 확보하려고 지하 200m까지 굴착 공사를 하던 지난달 8일 땅속에서나온 가스에 불이 붙어 치솟은 지 29일로 벌써 53일째다.

 이달 들어서는 불길이 절반 크기로 줄고 가스에 지하수까지 섞여 나와 조만간 꺼질 것으로 봤지만, 아직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포항시는 현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일반인 출입을 막고 소방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한 메탄가스로 추정한다. 50일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1천500t 이상의 가스가 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불이 언제 꺼질지 알 수 없어 가스 분출량과 매장량 조사가 아예 불가능하다.

 다만 일반적으로 천연가스가 땅속 1㎞ 이상 지점에 매장된 것과 달리 200m 지점에서 분출해 경제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포항지질자원 실증연구센터 관계자는 "불이 꺼져야 가스 성분과 매장량을 분석할 수 있어 지금 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고민에 빠졌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효자역과 구 포항역 사이 폐철도(길이 4.3km) 터에 도시 숲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 현장이다.
 상반기까지 4만여㎡ 규모 공원을 완공할 계획이지만 불이 붙은 200㎡ 때문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폐철도를 따라 공원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곳은 불이 저절로 꺼질 때까지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관정 개발을 못 해 상수도를 공원 용수를 확보해야 하고 설계변경도 불가피해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

 시는 불이 꺼지면 도시가스를 연결해 성화대와 비슷한 구조물을 만들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불이 붙은 원인 등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과 사진을 설치해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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