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293명…경북 원어민 보조교사 급감

  • 홍석천,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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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1 07:34  |  수정 2017-05-01 07:34  |  발행일 2017-05-01 제9면
인건비 年 4200만원…예산 부담
실력 키운 한국인교사 유입 원인
道교육청, 원격화상수업 등 대체
대구는 초·중학교 중심으로 배치
179명까지 줄었다가 다시 회복세
612→293명…경북 원어민 보조교사 급감

학생의 영어 회화능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이하 원어민 교사)가 대구·경북에서 모두 크게 줄어들고 있다. 만만찮은 몸값에 대한 부담과 함께 토종교사의 영어회화 역량이 높아진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30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각급 학교에서 영어수업을 담당하는 원어민 교사는 모두 293명이다. 이는 원어민 교사가 가장 많았던 2013년 612명과 비교하면 4년만에 61%나 급감한 것이다. 원어민 교사 수는 2013년 612명에서 2014년 474명, 2015년 336명, 지난해 313명으로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올해는 급기야 300명 이하로 내려앉았다.

원어민 교사가 감소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예산부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다. 원어민 교사 1명에게는 수당과 주거지원비(월 40만원) 등을 포함해 연간 약 4천2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도교육청의 원어민 교사 예산은 2013년 212억원에서 지난해 8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원어민 교사는 612명에서 313명으로 95.5%(299명) 줄었다. 예산부족이 자연스럽게 원어민 교사 채용 감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예산 이외에도 회화능력을 갖춘 젊은 한국인 교사의 유입도 원어민 교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일찍부터 영어를 접하고 유학이나 연수 등을 통해 원어민 못지않은 회화능력을 가진 젊은 교사가 많아졌고, 학생도 회화를 공부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도시지역 위주로 원어민교사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들의 빈자리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원어민 원격화상수업, 거점형 영어체험센터 등으로 대체한다. 또 426명의 우수 영어교사를 육성해 학교 및 지역단위 영어교육을 맡길 계획이다. 마숙자 도교육청 정책과장은 “영어교사 심화연수 등 한국인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원어민을 접하기 힘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원어민 교사 파견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초·중·고 원어민 교사 수는 모두 344명으로, 2012년(564명)보다 39% 급감했다. 2012~2014년 500명대를 유지하다 2015년 179명까지 급감했지만 지난해 336명으로 다소 회복한 상태다.

대구의 원어민 교사 관련 예산은 2012년 210억원에서 2013~2014년 190억원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 101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시교육청은 기존 초·중·고에 모두 배치한 원어민 교사를 초·중학교에만 배치했다. 지난해엔 152억원으로 다시 늘었지만 5년 전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타 시·도의 경우 예산부족을 이유로 원어민 교사를 대폭 줄이는 상황이지만, 대구는 글로벌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초·중학교만큼은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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