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태실 수호 사찰…英祖어필 받아

  • 석현철
  • |
  • 입력 2017-05-02 07:56  |  수정 2017-05-02 07:56  |  발행일 2017-05-02 제21면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선석사
가로 464㎝ 보물 괘불탱 봉안
왕자태실 수호 사찰…英祖어필 받아
선석사 전경
왕자태실 수호 사찰…英祖어필 받아
전국 유일의 선석사 태실법당.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에 위치한 선석사는 통일신라 효소왕 때인 692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뒤 지금의 자리보다 서쪽에 지어졌고, 신광사(神光寺)라 이름지었다. 그 후 고려 공민왕 때인 1361년 나옹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새로운 절터를 닦던 중 커다란 바위가 나와 ‘선(禪)’자를 넣어 선석사라 했다.

천년고찰 선석사는 조선시대 때 200m 거리에 세종대왕자태실이 조성되면서 태실의 수호 사찰로 영조의 어필을 받기도 했고, 대부분의 사찰이 그렇듯 임진왜란의 화마를 겪기도 했다. 영조 1년에 선석사는 서쪽의 옛 터로 옮겨졌다. 그러다 순조 때 지금의 자리로 다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왕자태실 수호 사찰…英祖어필 받아
선석사 부주지 선오스님

산자락으로 단을 높여 대웅전, 명부전, 칠성각을 차례로 크기를 조금씩 줄여 배치했다. 이 밖에도 산신각, 범종루, 일주문, 정법료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태실의 풍수를 더욱 북돋는 절묘한 가람 배치로 절을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선석사에는 보물 제1608호로 지정된 괘불탱이 한 점 봉안돼 있다. 가로 464㎝, 세로 675㎝에 이르는 거대한 그림이다. 괘불탱은 숙종 때인 1702년에 제작된 것으로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제자에게 법화경을 설법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석가여래는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됐으며, 지금까지의 불화 중 염화시중을 표현한 것으로는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 제1445호로 지정돼 있는 예천 용문사의 영산회괘불탱이 이곳 선석사 괘불탱을 본보기로 제작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괘불탱은 새롭게 전시관을 지어 화재에도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존되고 있다.

선석산 아래 태봉은 온 나라를 살펴 태를 봉안하기 가장 좋은 풍수자리로 선정된 곳이다. 조선왕실에 왕자가 태어나면 태를 항아리에 잘 보관했다가 날을 받아 산천 정기가 모인 명당에 태실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조선 세종대왕의 적서 18왕자와 왕세손인 단종의 태가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태실지로서 국가사적 제444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선석사는 바로 이 태실을 위한 특별한 기도도량이다. 선석사에는 전국 어느 사찰에서도 살펴볼 수 없는 태실 법당이 있다. 태는 어머니와 아기를 소중히 이어주는 아기의 뿌리이다.

선석사 부주지 선오 스님은 “이 넓은 우주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인연 맺어진다는 것은 놀랍고 신비로운 일”이라며 “세종대왕자태실의 기도도량 선석사에서는 이 전통을 이어 소중한 아기의 태를 위한 태실 기도를 받들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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