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버브디자인 대표 고혜진씨

  • 박종문
  • |
  • 입력 2017-05-09   |  발행일 2017-05-09 제29면   |  수정 2017-05-09
“대기업 러브콜 거절…나만의 길 가고싶어 창업”
20170509
버브디자인 고혜진 대표가 자신이 만든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기업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창업을 택한 건 나의 길을 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경일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창업을 한 고혜진씨(여·26)의 인생목표는 바로 ‘동사(verb)’를 디자인화하는 것이다. 그녀는 ‘쓰다’ ‘먹다’ ‘그리다’ 등 일상적인 동사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어 독특한 디자인의 상품을 계속해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녀가 기획해 내놓은 제품인 소라 자석 ‘쉘넷(shellnet)’은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 소라 특유의 달라붙는 특징을 아이템에 접목시켜 냉장고나 철판 등에 붙일 수 있는 ‘소라 자석’을 탄생시켰다. 또 화분 형태의 휴대폰 스피커인 ‘폰팟(phonpot)’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피커를 ‘화분’을 이용해 새롭게 탄생시켰다. 자신만의 아이템으로 유명매장에서 입점 제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아트박스’ ‘1300K’ ‘바보사랑’ ‘펀샵’ 등의 매장에서 인기상품으로 판매 중이고, 서울역에 자리한 디자인 스토어 ‘디트랙스(dtracks)’ 입점이 진행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드닷’ 등 공모전 다수 수상
소라자석, 화분모양 스피커…
아트박스·1300K·펀샵서 인기
유명 매장서 꾸준히 입점 제의


고씨는 대학 시절부터 미래의 창업가로서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2011 생명담은 빈병 그린 공모전’에서는 대상(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2012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의 5기 ‘코리아디자인멤버십’ 활동 당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의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콘셉트 디자인 부문 본상(Winner)을 수상해 대내외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기업가정신 팩토리 BI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학부시절부터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화려한 경력으로 졸업하기 전부터 다수의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그녀가 ‘취업’을 뒤로한 채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뭘까. 바로 그녀만의 ‘길’ ‘고혜진 아이템’을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녀도 대학생 시절, ‘취업’이 인생목표였던 적이 있다. 졸업이 다가올수록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턴, 봉사활동 등을 하며 ‘스펙 쌓기’에 열중하였다. 하지만 인턴기간 중 그녀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담긴 아이템이 아닌 타인의 아이디어를 디자인하는 일에서 큰 회의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고씨는 “대학교 신입생 시절부터 ‘나만의 아이템’ 만들기에 대한 욕심이 컸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제게 주어진 것은 ‘디자인 의뢰서’와 ‘컴퓨터’뿐”이라며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저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고혜진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을 계기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은 평범한 ‘취업’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 후 그녀는 ‘창업’을 결심했다. 마침 경일대가 2015년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에 선정돼 그녀 또한 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녀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발판삼아 2015년 9월1일, 꿈에 그리던 자신의 회사 ‘버브디자인(Verb Design)’을 설립했고, 2016년 4월1일 경일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여 청년기업가로서의 출발을 알렸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