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이 되는 홍차…다른 재료와 만나 수만 가지 色·香·味 ‘발랄한 변신’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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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2   |  발행일 2017-05-12 제34면   |  수정 2017-05-12
■ 젊어진 茶문화의 세계
홍차의 뜨거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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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차 종류인 히비스커스. 상큼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피부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건강차다.

차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차가 새롭게 주목받는 가운데 특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홍차다.

홍차는 차의 한 종류다. 현재는 홍차 하면 서양, 특히 영국에서 많이 마시는 차로 알려져 있지만 홍차의 종주국은 중국이다. 영국이 홍차 문화의 선두주자이고 인도가 세계 최대의 홍차 산지이나 최초로 홍차를 만들고 음용한 것은 중국인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차가 세계적인 차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인을 포함한 유럽인이 즐겨 마시고 그들만의 차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홍차는 영국만이 아니라 유럽인이 즐겨 마시는 차였다. 한때 홍차는 유럽인에게 필수불가결한 고가의 사치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차를 둘러싼 경쟁과 암투가 이어졌고 그 와중에 두 차례의 전쟁까지 벌어졌다. 미국의 독립전쟁, 영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진 아편전쟁이 그것이다.

책 ‘홍차강의’의 이진수 저자는 “두 전쟁이 홍차 한 가지만의 문제로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전쟁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홍차였고 그런 면에서 홍차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인 사치품서 현재 기호음료 변신
항산화 기능의 카테킨 함유로 노화억제
저칼로리·필수영양소로 다이어트 효과
카페인 성분은 이뇨·피로해소에 도움

산지 다른 찻잎이나 다른 차 종류 배합
블렌딩 재료·방법 따라 다채로운 매력
생강·시나몬 등 향신료 더해 향·맛 조절
허브·생과일·우유와도 환상적인 만남


◆홍차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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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홍차가 매력적인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홍차는 기호음료다. 고대의 사람들은 차를 약용으로 이용했으나 현대에 와서 홍차를 비롯한 차를 마시는 이유는 그 색, 향, 미를 즐기고 차를 활용해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차전문가들은 홍차의 큰 장점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꼽았다.

홍차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기능을 갖고 있다.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산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심장질환, 동맥경화, 뇌졸중, 암발생 위험 등을 줄여준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항균기능은 장 내의 유해균을 죽여 변비나 설사에도 도움이 된다.

홍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을 각성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뇨작용과 피로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홍차는 필수영양소를 제공하면서 저칼로리 식품이고 물을 많이 마심으로써 신진대사를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홍차는 찬 성질을 지닌 녹차나 백차와는 달리 몸을 따뜻하게 한다.

◆다양한 홍차의 맛

홍차는 단일 산지의 찻잎만을 사용해 만든 스트레이트홍차도 있지만 두 군데 이상의 산지에서 나온 찻잎들을 배합해 만든 블렌드홍차도 있다. 블렌딩(Blending)은 홍차에 향이나 우유, 다른 종류의 찻잎을 섞어 배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홍차를 블렌드홍차라고 한다. 블렌딩의 재료와 방법이 매우 다양해 홍차의 세계 역시 그만큼 다채로운 게 매력이다.

홍차는 서로 다른 산지의 찻잎뿐만 아니라 과일, 꽃, 허브, 녹차·보이차 등 다른 차를 배합해 만들기도 한다. 각종 향을 첨가하여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향차라고도 한다.

홍차에 특별한 향을 더해주는 대표적인 향신료에는 카르다몸, 생강, 시나몬 등이 있다. 카르다몸은 역사가 오래된 귀한 향신료 중 하나이며 사프란, 바닐라 다음으로 비싼 향신료이다. 상쾌한 향에 자극적인 쓴맛을 낸다. 생강은 자극적인 향과 여운이 남는 단맛이 특징이다. 홍차에 넣으면 떫은맛을 중화시킨다. 시나몬은 약간 매운맛과 단맛을 주면서 청량감이 있다. 홍차에 넣으면 떫은맛을 줄여 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허브와 과일블렌딩으로 만든 홍차도 인기가 높다. 허브차의 재료들은 거의 모두 홍차와 블렌딩이 가능하다. 허브를 첨가하면 홍차에는 원래 없던 맛과 향이 살아나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홍차는 생과일과도 잘 어울린다. 홍차에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꽃향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꽃향기와 과일향, 그리고 홍차 고유의 맛과 과일의 맛이 어우러져 색다른 블렌드홍차가 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과일은 사과와 딸기다. 이외에 감귤, 복숭아, 포도, 파인애플, 오렌지도 잘 어울린다.

홍차와 우유를 블렌딩해 만든 밀크티는 홍차전문점은 물론 커피전문점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세계의 명품홍차

대부분의 홍차는 열대, 아열대에 있는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나라는 중국, 인도, 스리랑카, 케냐, 인도네시아 등이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홍차는 생산지가 다른 원재료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배합한 것이다.

중국은 기문홍차가 잘 알려져있다. 이 홍차는 인도의 다즐링 홍차, 스리랑카의 우바 홍차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힌다. 중국의 대표적인 홍차로 운남 홍차도 있다.

세계 제일의 홍차생산국인 인도는 다즐링과 아쌈, 닐기리라는 3대 차 산지가 있다. 인도 홍차는 대부분 산지의 지명을 그대로 홍차의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어 다즐링, 아쌈, 닐기리 홍차가 유명하다. 특히 다즐링 홍차는 과일향과 상쾌한 느낌을 주는 신선한 떫은맛, 감칠맛이 있어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홍차 생산 2위 국가인 스리랑카는 우바 홍차로 잘 알려져 있다. 스트레이트로 음미할 수 있을 정도로 차맛이 좋으며 특유의 과일향과 떫은맛이 있다. 딤불라 홍차, 누와라엘리야 홍차도 유명하다.

글=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도움말=청백원, 대구전통문화협회, ‘홍차강의- 입문자를 위한 홍차의 A to Z’(저자 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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