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新보수대통합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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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6   |  발행일 2017-05-16 제29면   |  수정 2017-05-16
[기고] 新보수대통합의 필요성
이철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8%대 33%. 지난 3월3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수의 중심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이틀전 여론조사다. 1대 4, 누가 봐도 이길 수 없는 기울어진 게임이었다. 홍 후보가 애당초 이런 승산 없는 게임판에 뛰어들 수 있었던 건 그만의 독특한 파이터 정신 때문일 것이다.

후보 선출 후 한달 여 만에 대선에서 24%를 득표해 비록 졌지만 의미있는 패배를 했다. 이번 대선이 자유한국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도 내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얻은 표 치고는 적은 표가 아니다. 홍 후보는 비록 패장이 됐지만, 빈사직전의 당 대표 선수로 나서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지지율을 20%대 득표율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향후 당내 영향력 확대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처음엔 링 위에 오른 홍 후보의 지지율이 8%를 정점으로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탄핵의 여파로 집단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당내 분위기는 더 심각했다. 나는 사무총장으로서 우선 침체된 당 분위기를 다잡아 주는 것이 시급해 보였다. 이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당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선거업무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입장인 필자부터 당사에 간이침대를 갖다 놓고 4월10일부터 지난 9일까지 꼬박 한 달간 장기투숙에 들어갔다. 당사에서 아예 쪽잠을 자면서 이른 새벽부터 선거운동이 끝나는 자정까지 매일 상황을 체크했다.

41%대 24%. 이번 선거의 최종 득표율이다. 1대 4로 기울어진 게임을 1대 1.7로 좁혔다. 1주일만 더 빨리 시작했거나 1주일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1등만이 살아남는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그래도 홍준표니까 그나마 이 정도”라는 주변의 격려가 위안이 되는 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선거초반 선거비용 보전 상한선인 15% 득표율을 걱정했던 것을 생각하면 24% 득표는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수치가 아닐까.

그렇지만 결과는 결과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만큼 선거사무의 실무책임자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사퇴했다. 정당의 존립은 정권창출에 있는데 그 뜻을 이루지 못하면 당연히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성원해 주신 국민에 대한 도리다.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홍준표 후보의 패배에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 24%의 지지를 얻어 궁지에 몰린 한국당을 살릴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결과에서는 졌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을 제외한 어느 정파와도 손을 잡는 범보수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만 중도·보수가 살아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복당이 이뤄졌다. 당의 화합과 보수 우파의 통합을 위한 것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에 오겠다는 사람을 막거나 가릴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정파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대선 이후에도 친박, 비박을 따지거나 당권도전을 놓고 유·불리를 계산한다면 우리나라 보수 우파는 몰락하고 말 것이다. 폭넓은 문호개방만이 대선패배를 이번만으로 끝낼 수 있는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자충수로 망한다’는 정치의 오랜 관행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당은 대선 패배를 훌훌 털고 무너진 보수를 재기시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총선 패배에 이어 대통령 탄핵으로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거로 흐트러진 당 수습과 원내 제1야당으로서 여소야대 국면의 강력한 대여 투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선패배를 끝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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