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페소 가치 하락 필리핀 경제에 양날의 검…수입 기업들은 불안, 관광산업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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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8   |  발행일 2017-05-18 제15면   |  수정 2017-05-18
8년만에 최저…페소당 22원대
현지 한국기업들도 부정적 영향
두테르테-美 불화땐 약세 지속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페소 가치 하락 필리핀 경제에 양날의 검…수입 기업들은 불안, 관광산업엔 호재
두테르테 정부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최근 페소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절하되고 있다. <출처 : The Independent>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페소 가치 하락 필리핀 경제에 양날의 검…수입 기업들은 불안, 관광산업엔 호재
지은호<경북 PRIDE상품 필리핀 해외시장 조사원·삼도필리핀 근무>

지난 3년간 필리핀 페소 환율은 평균 25원당 1페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페소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페소당 22~23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이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렇다면 최근 페소 가치가 절하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정부의 정치적 불안정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필리핀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50%대이지만 마약과의 전쟁과정에서 야기된 인권문제 등이 외국인들의 투자의지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리핀 주식시장에서 이달에만 순유출액이 총 3억2천700만달러(약 3천85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불안정한 필리핀 증시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처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자본시장에서의 외국인 자본이탈이 페소화 가치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통령 선출 이후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카를로스 도밍게스 재무장관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왔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목격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가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반감 표출이 있다. 지난해 9월28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페소화 가치 급락과 관련해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이 필리핀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을 살펴봤을 때, 필리핀 화폐가치의 절하에는 정치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페소가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했다. 그렇다면 페소의 지속적인 약세는 필리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필리핀 GD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해외근로자의 송금이다. 연평균 필리핀으로 들어오는 250억달러 중 30%에 육박하는 돈이 미국에서 근로하는 필리핀 해외근로자들로부터 송금된다. 2015년 기준 총 수출액 620억달러 중 88억달러에 이르는 대미 수출과 매년 1억달러가 넘는 미국 기업의 직접 투자는 필리핀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필리핀은 페소가치 하락으로 인해 대미 수출·미국 기업 투자 등 단기적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기준 72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수입에 있어서 필리핀 수입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 페소 가치하락은 필리핀경제에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이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페소 환율이 약세에 접어들며 상대적으로 원화나 달러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사업하는 한국 사업가들은 원화나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한국 등으로부터 제품 수입량을 최소로 하고 재고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 관광산업에는 환율하락이 호재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아져 외국인 관광객들이 필리핀을 여행하는 데 더 큰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을 바탕으로 더 많은 관광수입을 얻을 수 있고 이번 기회에 관광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필리핀의 페소 전망은 어떻게 될까. 1998년에 집권해 2001년에 탄핵되었던 호셉 에스트라다 대통령 집권 시절, 미국과 사이가 소원해지자 페소·달러 환율은 58/1까지 치솟는 등 페소가치가 급락했다. 현재도 당시와 유사한 상황으로, 필리핀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수록 페소가치는 꾸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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