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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숙의 여행스케치] 경남 양산 천태산 천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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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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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통하는 길 오르니 돌병풍에 둘러싸인 절집

천태사 무량수궁. 20m의 자연 암벽에 높이 16m에 달하는 아미타대불이 새겨져 있다. 협시보살은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다.
범종각 앞에 서면 왼쪽에 응진전, 오른쪽에 천태정사가 있고 하늘 열린 정면에 대웅전이 자리한다.
삼백도가 넘는 굽이가 몇 번이나 이어지는 산길이다. 길에 집중하느라 몇 번이나 지나쳐갔던 저 산중턱 절집의 지붕 아래로 오늘은 오르려 한다. 풍성한 나무들에 가려져 보이지는 않지만 예감만으로도 턱턱 숨이 찼던 가파른 산길을 오늘은 겪으려 한다. 태산이 높다 하나 하늘 아래 뫼라지 않던가. 그 절집의 입구는 길이 다시 한 번 삼백도 넘는 굽이로 휘도는 바로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험한 기세가 느껴지는 천태산 등산로 초입.

‘양산 3대 명산’ 천태산 통천제일문
일주문 들어서자 암벽과 꽃의 조화
꽃길 끝, 산의 가슴팍에 안긴 대웅전
처마밑 지붕 떠받든 裸像 찾는 재미

용왕당서 살짝 뵈는 절벽위 무량수궁
암벽에 새긴 16m 아미타대불 장관


◆천태산 하늘로 통하는 길

키 큰 일주문이다. 육중한 지붕에 여름 산 빛을 닮은 연꽃무늬 단청이 선명히 곱다. 커다란 현판에는 ‘天台山通天第一門(천태산통천제일문)’이라 적혀 있다. 천태산은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꼽힌다. 중국 저장성의 천태산과 모습이 비슷해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있으나 옛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천대암산(天坮岩山)이라는 이름이 보다 일격에 수긍된다. 천태산 하늘로 통하는 첫 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덥석 다가오는 강철 같은 바위들이 암산의 골격을 차갑게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간 세상보다 더 먼 옛날에 만들어진 싸늘한 돌의 세계도 이내 인자한 낯빛을 띠기 시작한다. 길가는 향기로운 꽃들의 기슭, 영산홍과 철쭉이 한껏 피어나 그들의 발끝을 뒤덮고, 나비의 날갯짓처럼 간질이고 사랑스럽게 조잘거린다. 어떠한 돌인들 흔들리지 않으랴. 길의 오른쪽은 계곡이다. 산죽에 가려져 깊이는 알 수 없고 다만 요연한 물방울의 감촉만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게 쇄골 위를 구른다. 이 모든 고요한 술렁거림에 쇠약한 무릎도 잊는다. 사실 열없게도 길은 예감만큼 가파르지 않다.

꽃길의 끝에 범종각이 살짝 비껴 서 있다. 범종각 앞에 서면 가운데로 서서히 길이 오르고, 왼쪽에 천태각과 응진전, 오른쪽에 종무소로 보이는 천태정사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가운데 길 끝에 대웅전이 마주본다. 천태사는 천태산의 돌병풍에 둘러싸여 있다. 대웅전만이 산의 활짝 열린 가슴팍에 정면으로 안겨 있다. 대웅전 지붕 위로 하늘이 열린다.

천태사 일주문. 천태산 하늘로 통하는 첫 문이다.
천태사 가는 길. 암벽과 꽃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길이다.
◆영험도량 천태사

누군가 웃고 있다. 누구지, 어디지, 이리저리 살피다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웃고 있는 사람을 본다. 쭈그리고 앉아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그 혹은 그녀는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의 나녀상과 꼭 닮았다. 보물찾기 하듯 깨알같이 숨겨둔 즐거움이다.

대웅전의 왼쪽 절벽 가운데 지장전이 자리한다. 그 오른쪽에 검은 입 벌린 천태석굴은 소원 성취가 빠른 기도처로 꽤나 이름이 나 있다. 원래 작은 석굴이었던 것을 확장 불사한 곳으로 내부에는 병을 고치고 복을 주는 약사여래부처, 공부를 잘하고 지혜를 주는 문수보살, 만 가지 덕행을 보이시는 보현보살이 모셔져 있다.

천태사는 원효 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경보, 대휘, 경봉 스님 등 당대 많은 고승대덕이 머물렀다고 전해지지만 이외의 이야기는 알 수 없다. 절집의 시작은 대단히 오래 되었다지만 현재의 전각들은 모두 근래의 것이다. 전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력의 힘이란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도 성취를 한 영험도량이라는 전언은 한결같다.

◆무량수궁 영탑의 뜰

대웅전 오른쪽에 샘물이 흐르는 용왕당이 있다. 속 얼얼한 물 한 모금 삼키다 용왕당 지붕 위로 무량수궁 현판이 걸린 작은 지붕을 본다. 계곡 너머 절벽 위에 축담이 가로로 그어져 있고 그 속에 꽤나 넓은 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아래 한몸으로 자리한 칠성각과 산신각을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무량수궁의 입구에 환한 웃음의 포대화상이 앉아 계신다. 배를 세 번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큰 복을 얻는단다.

무량수궁 경역에 들어서자 아주 커다란 마애불과 마주한다. 거대하고 웅장하다. 20m의 자연 암벽에 새겨진 높이 16m의 아미타대불이다. 마애불의 왼쪽에는 관세음보살이, 오른쪽에는 지장보살이 새겨져 있다. 무량수궁 왼쪽 아래에는 ‘소원석굴’이 있다. 거기에는 부처의 형상이 깃든 바위가 모셔져 있는데, 주지 스님이 천일기도를 할 적에 현몽으로 발견한 자연불이라고 한다. 무량수궁 오른쪽 아래에는 천수천안 관음보살을 모신 굴이 있다.

무량수궁 불사는 2004년에 시작해 5년에 걸쳐 완공됐다고 한다. 이 거대 불사에 대해 주지 스님은 “먹고 즐기는 데만 관심이 높은 중생들을 위해 방편적인 방안으로 마련했다”며 “불자들에게는 기도처로 일반인들에게는 볼거리”라 했다. ‘상품’이라는 핍진(逼眞)한 표현에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보다 많은 이들을 부르는 커다란 외침이라고 생각할까.

마애불 앞의 너른 뜰에는 수십 개의 영탑들이 정연히 줄지어 서 있다. 어두운 궁륭 속에 누워 있지 않고 여전히 직립해 있는 영혼들이 세상을 지그시 내다보고 있다. 저 멀리 지나온 길이, 다시금 지나갈 길이 보인다. 아득함을 간직한 정경이다. 싹싹, 싹싹, 비질소리 들린다. 챙 넓은 모자를 쓴 스님이 영탑에 쌓인 마른 이파리와 먼지들을 쓸어내고 계신다.

맞은편 지장전 머리 위로 천태산이 영기롭다. 천태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낙조는 오직 탄성만을 허락한다지. 그 아름다움 속으로 마고선녀가 머리를 감으러 구름타고 내려온다지. 예서 조금만 오르면 폭포가 쏟아진다는데, 길은 험해 다치는 사람 많다고들 하지. 자신 없이 등산길에 들어본다. 산의 골격에서 떨어져 나온 수많은 돌들이, 각진 모서리를 가진 돌들이, 부드러운 녹색의 잎 그늘 아래 뾰족하게 모여 있다. 천태산 이정표 곁에 누군가 숨 찬 글씨체로 써 놓았다. ‘힘들어’ 하여 슬며시, 뒤돌아선다.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 여행정보

대구부산고속도로 삼랑진 IC로 나가 1022번 지방도 양산방향으로 간다. 영산 경계로 들어와 5분 남짓 달리면 천태사다. 일주문 주변 갓길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일주문에서 천태사 경내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고 길지 않다. 등산을 생각한다면 등산화는 필수겠다. 일반 운동화로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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