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보 ‘별만사’ 대표 “청소년 자립 위해선 진학·취업 동기 가질 수 있게 도와야”

  • 손선우
  • |
  • 입력 2017-05-23   |  발행일 2017-05-23 제6면   |  수정 2017-05-23
20대 방황했던 시절 반면교사
사회화 교육 필요성 거듭 강조
심규보 ‘별만사’ 대표 “청소년 자립 위해선 진학·취업 동기 가질 수 있게 도와야”

“청소년 보호시설의 가출 청소년 자립 지원과정에서 중요한 게 빠져 있어요.” 최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위기 청소년과 뇌전증 환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별을 만드는 사람들’(이하 별만사) 사무실에서 만난 심규보 대표(35·사진)는 20대 가출 청소년들이 자립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심 대표는 “학교에 보내면, 취업을 시키면 가출 청소년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공동체 생활을 할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사회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뛰쳐 나올 수밖에 없다. 사회 구성원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화 교육’부터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선 아이들에게 진학이나 취업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시설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뜻이다.

심 대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가출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 그는 “가정의 온정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인간의 됨됨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응어리를 품고 사회에 이를 가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길태, 신창원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에서 잘 도와준다면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날 아이들이 범죄자가 된다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라며 “가출 청소년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아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은 심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교밖 청소년이었다. 학창시절 때 시작된 방황은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건 26세가 되던 해였다. 심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게 됐다. 이를 통해 뿌듯함을 느낀 그는 ‘나같은 아이가 안 나오는 세상을 만들자’고 결심하고 학업에 매진했다. 2009년 백석대 청소년학과에 입학해 전문상담사·청소년지도사·범죄심리사 자격증을 차례로 취득했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청소년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법무부에서 지정한 ‘푸르미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푸르미 서포터즈는 ‘소년원 출신’이라는 역경을 극복한 이들이 위기 청소년들을 교화하는 역할을 한다. 심 대표는 전국구 푸르미 서포터즈 3명 중 한 명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별만사를 운영 중이고, 대구 관내 9개 경찰서(달성경찰서 제외)에서 가출·비행 청소년 심리 상담을 전담하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도 돕고,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과 경찰서와의 연계를 통해 범죄피해 청소년의 자립도 지원하고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