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한방병원의 한의학 이야기] 손발저림은 왜 오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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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07:54  |  수정 2017-05-23 07:54  |  발행일 2017-05-23 제21면
중년 여성 괴롭히는 ‘손발 저림’ 스트레스·화·어혈이 원인
20170523

많은 환자들은 손발저림의 경우 운동이나 약물복용만으로 쉽게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수족저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사실 증상 완화가 쉽지 않다. 잠시 증상을 완화시킨다고 원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재발하기도 한다.

물론 손발저림증은 뇌졸중의 증상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양쪽 손발에 생기는 저림증의 경우 말초신경장애가 많다.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경추나 요추에서 지나가는 신경의 압박으로 저림증을 유발한다. 또 중추신경이나 척추신경, 뇌혈관질환, 척추혈관장애,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및 말초혈관장애 때문일 경우도 있다.

침·뜸치료는 근육과 인대 이완
부항, 피를 맑게 하고 독소 배출
암치료 중 유발된 저림 증상은
기혈 순환 도와주는 한약이 효과

바늘로 찌르면 2차 감염 우려
잘못된 민간요법은 주의해야



레이노드병과 같은 말초혈관 혈액순환장애로 인해서 손발이 차고 저리는 경우가 있고, 다리에는 하지동맥질환이나 정맥혈전증 혹은 당뇨병성 하지정맥질환이 많다.

손이나 발이 저리고 시리거나 따갑고 아픈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말초신경병증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발목터널증후군 등도 있다. 중년의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침치료와 뜸치료 등으로 호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만성합병증으로 말초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장애로 인해 손발저림증이 오는 경우가 있다.

손발저림 치료시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감염이 우려가 있는 바늘 등으로 손발을 찌르게 되면 2차 감염, 빈혈 혹은 다른 외상 우려가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손발저림의 치료법은 근육을 풀어주거나 주무르는 치료를 우선 할 수 있다. 근육 및 연부조직의 이완과 이를 통해 말초신경의 압박을 해소하고,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해소할 수 있다. 또 추나치료, 도수치료, 마사지, 견인치료 등 수기치료나 저주파나 초음파 등을 이용한 이학요법 등 다양한 물리치료가 있다.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 운동요법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의 순환장애 혹은 부족으로 보고 조화탕이나 팔물군자탕에 황기, 계지, 우슬, 두충, 현호색 등을 적절히 가미해서 쓴다.

담음이나 어혈로 인한 경우에는 대강활탕, 당귀활혈탕, 소풍활혈탕 등도 많이 쓴다. 통증을 동반한 심한 저림증에는 부자, 초오, 오공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오래도록 계속되거나 심해 장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주의해야 한다. 신경성 독성작용으로 급성적으로 쇼크가 올 수 있으며, 장복하는 경우에는 만성적인 신경독으로 이상근육운동이 생기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손발저림은 여성 특히 갱년기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스트레스, 화, 혈허, 어혈 등이 원인이 된다. 인체 내부환경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장애로 인해 자율신경장애가 잘 생기는데, 이때 손발저림증도 잘 생긴다.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고, 규칙적이고 가벼운 운동이나 체조 등이 도움이 되는데 한약을 쓴다면 보혈안신탕이나 사물안신탕이 좋다. 혈액순환이 더 좋지 않은 경우에는 소풍활혈탕, 혈부축어탕 등이 나은 경우도 있다. 자궁이나 생리기능을 호전시키는 조경종옥탕 등을 써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또 다른 갱년기 장애로 화가 잘 나고 안면홍조, 불안·초조 등을 동반해 저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화, 화열, 울화 혹은 화병 등으로 불리는 경우이다. 이때는 보혈안신탕, 사물안신탕, 당귀보혈탕 등을 쓰기도 하지만, 가미소요산이나 귀비탕, 온담탕, 귀비온담탕, 보심건비탕 등을 다용한다.

마르고 영양이 부족한 경우 손발이 차갑거나 시리다고 하면서 저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비위장의 기능을 호전시키거나 심장의 순환기능과 소화흡수기능을 호전시켜 주는 약물 치료를 한다. 보중익기탕이나 육군자탕, 보익약위탕 등을 많이 사용한다. 혹 소화기능이 좋지 않다면 보심건비탕이나 평진건비탕을 사용한다. 담음으로 어지럼증 등이 있다면 담음을 없애는 가미이진탕이나 반하백출천마탕에 가미해 한약을 복용시킨다.

어지럼증을 동반하면 혈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사물탕이나 보중익기탕에 사물탕을 합방하거나 보양환오탕을 처방한다. 물론 어혈을 없애서 말초혈관의 순환을 도와주는 약을 추가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암치료 중 발생하는 손발저림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이때는 손발의 어혈을 없애주면서 기혈순환을 도와주는 한약이 효과가 있다. 어혈을 없애주는 계지복령환이나 기혈 부족과 어혈이 함께 있는 것은 보양환오탕이 효과가 있다. 이때는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말초혈액순환과 근육이완을 도와주는 운동을 지속하면 좋다.

한의원에서는 경혈을 이용한 치료로 침치료와 뜸치료 이외에 약침이나 봉독치료도 많이 한다. 경혈을 자극해 우리 몸의 재생능력을 돕고 경직된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준다. 부항치료는 어혈을 제거해 피를 맑게 해주고 순환을 도와주며, 몸속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데 효과가 좋다. 추나치료는 뼈와 관절을 정상 위치로 환원하며, 인체의 근육과 연부조직이 긴장되고 뭉쳐 있는 것을 풀어주는 치료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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