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초선 “과거 회귀 반대”

  • 이영란
  • |
  • 입력 2017-05-24   |  발행일 2017-05-24 제5면   |  수정 2017-05-24
“중진 막말 유감…단일 지도체제 지지”
강효상 등 20여명 親朴에 견제구 날려
黨 쇄신 목소리…全大 변수될지 주목
한국당 초선 “과거 회귀 반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강효상 의원(오른쪽)이 정종섭 의원(가운데)과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이 뿔났다. 국회에 입성한 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대통령이 탄핵되고 선거에서 패하면서 한순간에 집권 여당의원으로서의 지위를 잃는 등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을 겪은 그들이다. 여기에 야당으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 후보와 중진 간에 막말을 주고받으면서 당 지지율마저 급락하자 집단행동에 나섰다. 초선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 한국당 당권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국당 초선의원들은 23일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와 관련해 과거 회귀식 집단 지도체제로의 변경을 반대하고 현행 단일 지도 체제 지지를 분명히 했다.

초선모임 대표인 TK(대구·경북) 출신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을 비롯해 20여명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한 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모임에는 TK에서는 곽대훈(대구 달서구갑),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정종섭(대구 동구을), 추경호(대구 달성), 김석기 의원(경주)이 참석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해 새누리당 시절 총선 참패 후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고 당대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단일성 집단 지도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면 당대표 선거에 비해 최고위원 선거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선거 이후에도 최고위원 역할이 한정돼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어 과거 방식으로 되돌리자는 여론이 최근 친박계(親박근혜) 내에서 제기됐다. 초선의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성명에서 초선의원들은 “당이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자중하고 단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막말과 인신공격이 오간 것에 심히 유감을 표시한다”며 “향후 모든 의원들과 당원들이 품위없는 발언은 자제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묵은 것을 토하고 새것을 들이마신다는 ‘토고납신’의 의지로 오늘부터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초선들이 이날 유감을 표시한 것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중진의원 간담회를 전후해 당대표로 유력히 거론되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19대 대선후보)와 친박계가 서로를 향해 “바퀴벌레 같다” “낮술 드셨냐”고 막말과 폭언을 한 것에 따른 것이다.

강효상 의원은 “현재 초선의원들의 여론은 친박도 복당파도 아닌 제3의 인물을 내세워 당을 쇄신시키자는 분위기다. 초선의원들이 나설 경우 말릴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조만간 초선의원 연찬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한 뒤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